후곱페 동굴

800점 이상의 암각화를 보유한 일본의 국가 지정 사적

About

홋카이도 여치초의 해안에서 약 200미터 내륙으로 들어간 곳, 바다를 향해 뻗은 언덕의 끝자락에 자리한 작은 동굴이 있다. 이곳은 약 5,000년 전, 바다의 침식으로 형성된 해식동으로, 후고페 동굴이라 불린다. 1950년, 한 중학생이 우연히 발견한 이 동굴은, 그 내부에 800점이 넘는 고대의 암각화가 새겨져 있어, 일본 내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귀중한 유적지로 손꼽힌다.

동굴의 벽면에는 뿔이나 날개로 장식된 인물상, 배, 물고기, 바다짐승, 네 발 달린 동물 등 다양한 형상이 새겨져 있다. 특히, 뿔이나 날개로 장식된 인물상은 샤먼을 나타낸 것으로 추정되며, 이곳이 어떤 종교적 의식을 행하던 장소였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동굴 내부의 퇴적층에서 발견된 토기와 뼈로 만든 도구들의 분석 결과, 이 유적은 약 2,000년에서 1,500년 전의 속조몬 시대에 속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town.yoichi.hokkaido.jp)

이러한 암각화가 남아 있는 동굴 유적은, 오타루시의 테미야 동굴과 함께 일본 내에서 유일무이한 사례로, 세계 각국의 학자와 연구자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동굴은 현재 보호 전시 시설로 관리되고 있으며, 방문객들은 유리 너머로 이 고대의 예술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동굴 내부는 빛에 민감하여 조명이 제한적으로 사용되며, 벽면의 암각화는 어둠 속에서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후고페 동굴은 매년 4월 중순부터 12월 초까지 공개되며, 월요일과 공휴일 다음 날은 휴관한다. 입장료는 성인 300엔, 초·중·고등학생은 100엔이며, 20명 이상의 단체는 2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동굴은 JR 여치역에서 중앙버스를 이용해 '후고페 동굴 앞' 정류장에서 하차 후 도보 1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좋다. (town.yoichi.hokkaido.jp)

이곳을 방문하면, 고대인들이 남긴 흔적을 통해 그들의 삶과 신앙, 예술을 엿볼 수 있다. 동굴의 어둠 속에서 빛나는 암각화들은, 수천 년의 세월을 넘어 현대의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는 듯하다. 후고페 동굴은 단순한 유적지를 넘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예술과 신앙의 성지로서, 방문객들에게 깊은 감동과 경외감을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