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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가와 강가, 하네다 공항의 소란에서 한 걸음 떨어진 곳에, 유난히 눈길을 끄는 주홍색 도리이가 우뚝 서 있습니다. 이 도리이는 한때 하네다 아나모리초에 자리 잡고 있던 아나모리 이나리 신사의 상징으로, 시대의 변화에 휩쓸리면서도 그 위엄을 계속 지키고 있습니다.
쇼와 4년(1929년), 게이힌 전철(현재의 게이큐 그룹)에서 봉납된 이 대도리이는 당시 하네다 아나모리초에 세워졌습니다. 그 후, 쇼와 20년(1945년) 9월 21일, 종전 직후의 혼란 속에서 점령군은 하네다 비행장 확장을 목적으로 하네다 스즈키초, 하네다 아나모리초, 하네다 에도미초의 주민들에게 48시간 이내의 강제 퇴거를 명령했습니다. 약 1,200세대, 3,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익숙했던 땅을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민들이 떠난 후, 마을은 흔적도 없이 파괴되었지만, 이 대도리이만은 철거를 면했습니다. 미군이 철거를 시도했을 때, 작업원이 도리이 꼭대기에서 두 번이나 미끄러져 떨어지고, 미군 병사도 기계에 끼여 사망하는 등 사고가 잇따라 공사는 중단되었습니다. 이 일로 인해 ‘저주의 붉은 도리이’로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고, 아무도 가까이 가지 않게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그 후, 하네다 공항의 해상 확장 사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1999년(헤이세이 11년) 2월 4일, 옛 하네다 아나모리초에서 현재의 벤텐바시 옆으로 이전되었습니다. 같은 해 7월 18일, 하네다의 선인들의 위업과 평화에 대한 염원을 담아 ‘평화’라는 글자가 새겨진 액자가 봉납되었습니다. 이 액자는 전쟁의 비극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강한 결의의 상징으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새겨져 있습니다.
현재 이 대도리이는 ‘평화의 대도리이’로 친숙하게 불리며, 매년 9월 21일에는 ‘하네다 평화기념제’가 개최되고 있습니다. 이 축제에서는 평화에 대한 소원을 담은 단자가 대나무에 장식되고, 지역 주민들이 모여 과거의 역사를 다시 인식하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다마가와의 바람을 맞으며 주홍색 대도리이를 올려다보면, 그곳에는 시대를 넘어 계승되는 사람들의 마음과 평화에 대한 기도가 담겨 있음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역사의 무게와 함께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슴에 새기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