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설계 여자학교 구 교사

역사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중요문화재, 도심 속 고요한 힐링 공간

About

이케부쿠로의 소란을 벗어나 조용한 주택가를 걷다 보면, 푸른 잔디밭 정원에 둘러싸인 세련된 건물이 나타난다. 이곳은 1921년에 설립된 여자학교의 옛 교사로, 현재는 국가의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설계는 근대 건축의 거장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맡았으며, 기하학적 무늬를 다채롭게 사용한 디자인이 특징적이다. ㄷ자 형태로 배치된 건물의 안쪽에는 잔디밭이 펼쳐져 있어, 이케부쿠로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조용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건물 중앙에는 넓은 식당이 마련되어 있다. 이름 그대로, 학교였던 당시에는 전교생이 모여 식사를 하던 장소였으며, 아래층에 마련된 주방에서 당번 학생들이 직접 점심을 만들었다고 한다. 현재는 카페 코너가 있어, 카페 포함 견학을 선택하면 이곳에서 구운 과자와 음료를 즐길 수 있다. 여유로운 시간이 흐르는 식당에서 당시 여학생들의 생활을 떠올리며 티타임을 즐기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건물의 특징은, 높이를 낮게 억제하고 수평으로 뻗은 지붕, 바닥 높이를 조금씩 달리한 방들이 연속되는 공간 구성, 기하학적인 건축 장식 등 라이트 초기 주택군에서 볼 수 있는 ‘프레리 스타일(초원 양식)’의 작품성이 도입되어 있다는 점이다. ‘소박한 외형 속에 뛰어난 생각을 담고 싶다’는 설립자의 바람을 바탕으로 설계되었다. 홀 옆 입구에서 안으로 들어가면, 외부에서 본 인상보다 내부 공간이 더 넓게 느껴져 개방감에 놀라게 된다. 입구나 복도의 천장을 일부러 낮게 만들어 공간의 확장감이 더욱 강조되어 있다고 한다.

부지 남쪽에 세워진 강당은 엔도 신이 설계하여 1927년에 완성되었다. 학생 수 증가로 중앙동의 홀만으로는 비좁아져, 당시 테니스코트로 사용하던 부지를 활용해 건설되었다. 현재는 콘서트, 강연회, 결혼식 등 다양한 용도로 이용되고 있다.

이 건물은 관동대지진과 제2차 세계대전의 공습에서도 피해를 입지 않았으며, 80년의 세월 동안 노후화가 두드러졌으나, 역사적·예술적 가치가 높이 평가되어 1997년에 국가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이후 보존 수리 공사를 거쳐 현재는 일반에 공개되어 견학이 가능하다. 견학만 하는 요금은 500엔, 카페 포함 견학은 800엔이다. 또한 매월 셋째 금요일에는 야간 견학도 개최되어, 낮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이곳은 역사와 문화가 숨 쉬는 소중한 공간으로, 방문하는 이들에게 고요함과 안식을 제공한다. 이케부쿠로의 소란을 잊고 느긋한 시간을 보내기에 최적의 장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