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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으로 펼쳐진 나가사키현의 남시마바라시, 그곳에는 시간의 흐름이 멈춘 듯한 장소가 있다. 푸른 하늘 아래, 한때 활기찼던 마을의 흔적이 고요히 잠들어 있다. 이곳은 1992년 8월, 운젠 후겐다케의 분화로 인해 발생한 토석류가 마을을 덮친 현장을 그대로 보존한 '토석류 피해 가옥 보존 공원'이다.
공원에 들어서면, 거대한 은빛 텐트 아래로 세 채의 집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 옆으로는 여덟 채의 집이 야외에 자리하고 있다. 이 열한 채의 가옥은 모두 토석류에 의해 평균 2.8미터에서 3미터 깊이로 매몰되었지만, 그 속도는 비교적 느려 구조물은 무너지지 않았다. 그러나 집 안은 흙과 잔해로 가득 차, 당시의 참상을 생생히 전하고 있다. (tabi-mag.jp)
한때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던 거실은 이제 흙더미로 뒤덮여 있다. 창문을 통해 밀려든 토사는 방 안을 가득 채우고, 부엌의 식탁과 의자는 흙 속에 반쯤 묻혀 있다. 아이들의 방에는 장난감과 책들이 흙과 뒤섞여, 그들의 꿈과 희망이 한순간에 사라진 듯한 느낌을 준다.
이 공원은 단순한 재해 유적지가 아니다. 그것은 자연의 위력과 인간의 나약함을 동시에 보여주는 생생한 교훈의 장이다. 운젠 후겐다케의 분화는 4년 반 동안 지속되었고, 그 기간 동안 수많은 토석류와 화산쇄설류가 발생하여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초래했다. 이러한 재해의 흔적을 보존함으로써, 우리는 자연재해의 무서움을 기억하고, 미래의 재난에 대비하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 (tabi-mag.jp)
공원 주변에는 당시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수 미터에 이르는 지반 높이기 공사가 이루어졌다. 이는 재해 이후 지역 사회가 재건을 위해 기울인 노력의 증거이며, 자연과의 공존을 위한 인간의 의지를 보여준다.
또한, 공원 근처에는 1991년 9월 15일의 대화산쇄설류로 인해 전소된 '구 오노키바 초등학교 피해 교사'가 보존되어 있다. 이곳은 화산재해의 위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또 다른 장소로, 방문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tabi-mag.jp)
이곳을 찾는 이들은 단순한 관광객이 아니다. 그들은 자연의 힘 앞에서 인간의 나약함을 깨닫고, 동시에 재해를 극복하고자 했던 지역 주민들의 강인한 의지를 느낀다. 공원은 무료로 개방되어 있으며, 연중무휴로 운영되어 누구나 방문할 수 있다. 주차장도 넉넉하게 마련되어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nagasaki-tabinet.com)
이곳을 거닐다 보면, 우리는 자연의 위대함과 그 앞에서의 인간의 겸손함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기억을 통해, 미래의 재해에 대한 대비와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