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도로키 계곡 공원

도심 속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평온한 산책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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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번잡함을 벗어나 세타가야구의 한 구석에 발을 들이면, 그곳에는 마치 다른 세계가 펼쳐져 있다. 토도로키 계곡 공원은 도심 한가운데에 조용히 자리 잡은 자연의 오아시스이다. 도큐 오이마치선 토도로키역에서 몇 분만 걸으면, 눈앞에 짙은 녹음과 맑은 물줄기가 나타난다.

계곡 입구에 놓인 진홍색 골프 다리를 건너면, 그곳에서부터 시작되는 산책로가 방문객을 맞이한다. 야자와가와의 졸졸 흐르는 소리가 귀에 기분 좋게 울리고, 주변에는 시라카시, 케야키, 코나라 등 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다. 사계절마다 다양한 표정을 보여주는 이 계곡은 봄에는 벚꽃이 만개하고, 가을에는 단풍이 선명하게 물든다. 여름의 더위를 잊게 해주는 시원한 바람이 방문객들의 마음을 치유해준다.

산책로를 따라가면, 고분시대 말기부터 나라시대에 걸쳐 만들어졌다고 전해지는 횡혈고분이 나타난다. 특히 보존 상태가 좋은 제3호 횡혈은 당시의 매장 문화를 지금까지 전하고 있다. 이 땅에 잠든 사람들의 역사에 생각을 잠기면, 시간의 흐름의 무게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더 걸어가면, 후도의 폭포가 모습을 드러낸다. 한때는 굉음을 울렸던 이 폭포는, 그 소리가 지명 ‘토도로키’의 유래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폭포 옆에는 토도로키 후도손이 자리하고, 후도묘오가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 경내의 전망대에서는 계곡의 아름다운 경치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어, 방문객의 마음을 평온하게 해준다.

계곡 맞은편에는 일본 정원이 펼쳐져 있다. 쇼와 48년에 저명한 조경가에 의해 조성된 이 정원은 연못과 돌길, 대나무숲 등이 정교하게 배치되어 있어 사계절의 운치를 즐길 수 있다. 정원 내의 서원에서는 무료로 차를 마시며, 툇마루에 앉아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토도로키 계곡 공원은 도시의 소음을 잊게 해주는 소중한 장소이다.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이 공간은 방문객들에게 평온과 치유를 선사한다. 일상의 바쁨에서 벗어나 마음을 가라앉히고 자연과 마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이곳은, 바로 도심 속에 숨겨진 보석이라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