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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가미시호로쵸의 깊은 산속, 누카비라 호수의 잔잔한 수면 아래에서, 한때 철도 교량이었던 타우슈베츠 강 교량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이 130미터 길이의 콘크리트 아치 다리는, 계절의 흐름에 따라 물속에 잠겼다가 다시 떠오르며, '환상의 다리'라는 별칭을 얻었다.
1937년에 건설된 이 다리는, 한때 국철 시호로선의 일부로서, 십승지의 풍부한 삼림 자원을 운반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1955년, 누카비라 댐의 건설로 인해 철도 노선이 변경되면서, 이 다리는 호수의 심연에 잠기게 되었다. 그 이후로, 다리는 물의 흐름과 계절의 변화에 따라 모습을 감추거나 드러내며, 마치 시간의 흐름을 초월한 듯한 신비로운 존재로 남아 있다.
겨울이 깊어지면, 호수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다리는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낸다. 얼어붙은 호수 위로 솟아오른 11개의 아치는, 마치 고대 로마의 수로교를 연상시키며, 그 우아한 곡선미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봄이 오고 눈이 녹으면, 호수의 수위가 상승하며 다리는 다시금 물속으로 사라진다. 이러한 주기적인 변신은 다리를 더욱 신비롭게 만들며, 많은 이들이 이 '환상의 다리'를 보기 위해 먼 길을 찾아온다.
그러나 세월의 흐름은 다리에도 무심하지 않았다. 수십 년간의 물속 생활과 혹독한 기후 조건은 다리의 구조를 약화시켰다. 특히, 겨울철의 얼음과 해빙기의 반복은 콘크리트의 균열을 심화시켰고, 최근 몇 년 사이에 다리의 일부가 붕괴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2023년 봄에는 세 곳에서 큰 규모의 붕괴가 확인되었으며, 이는 다리의 존속에 대한 우려를 더욱 증폭시켰다. (asahi.com)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다리는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그 모습은 마치 자연과 인간의 역사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시간의 흐름을 초월한 예술 작품처럼 보인다. 다리를 바라보는 순간, 우리는 과거의 영광과 현재의 덧없음을 동시에 느끼며, 자연의 위대함과 인간의 노력이 만들어낸 조화에 경외감을 느낀다.
타우슈베츠 강 교량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다. 그것은 시간의 흐름과 자연의 힘, 그리고 인간의 역사가 어우러진 살아있는 증거물이다. 그 다리를 바라보며, 우리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다리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