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파울리스타: 100년 역사의 커피향

문학인과 예술가의 사랑방, 전통과 품격을 담은 긴자 명소

About

긴자의 소란에서 한 걸음 들어서면, 그곳에는 시대를 초월한 고요함과 따스함이 펼쳐진다. 1911년에 창업한 ‘카페 파울리스타’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공간에서 방문객을 맞이한다. 가게 안에 들어서면, 묵직한 목재 가구와 부드러운 조명이 어우러진 차분한 분위기가 감돌고, 벽에는 창업 당시의 사진과 브라질 커피 농장의 풍경이 장식되어 있다.

이 카페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본격적인 브라질 커피를 제공한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많은 문호와 문화인이 모였던 장소이기도 하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와 모리 오가이, 더 나아가 존 레논과 오노 요코 부부도 이 가게를 방문해 커피를 즐겼다는 일화가 남아 있다. 그들이 앉았을 법한 자리에 앉아 같은 공기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역사의 무게를 피부로 느끼는 순간이다.

메뉴를 펼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숲의 커피’라는 이름의 한 잔이다. 이것은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키운 커피 원두로 내린 특별한 커피다. 컵을 입가에 가져가면 풍부한 향기가 코를 간질이고, 한 모금 머금으면 부드러운 산미와 깊은 풍미가 퍼진다. 이 맛은 바로 자연과 사람의 손길이 어우러진 예술품이라 할 수 있다.

커피와 함께 즐기고 싶은 것은 가게 자랑의 홈메이드 케이크다. 특히 인기 있는 몽블랑은 포슬포슬한 국산 밤이 아낌없이 올려져 있고, 부드러운 마론 크림과 커피 크림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단맛이 적당해 밤 본연의 풍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일품이다.

가게 안에는 낮은 가죽 소파가 넉넉하게 배치되어 있고, 샹들리에의 부드러운 빛이 공간을 감싼다. 이곳에서 보내는 시간은 마치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특별한 순간 같다. 긴자의 소란을 잊고,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며 자신과 마주하는 호사스러운 시간이 흐른다.

‘카페 파울리스타’는 단순한 찻집이 아니다. 그것은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이 담긴 특별한 장소다. 이곳에서 맛보는 한 잔의 커피는 과거에서 현재,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이야기의 한 부분이 된다. 긴자를 방문한다면 꼭 이 문을 열고, 시대를 초월한 한때를 만끽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