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도쿄의 시타마치, 다이토구 센조쿠의 한 구석에 조용히 자리한 한 서점이 있다. 그 이름은 '카스토리 서방'. 한때 요시와라 유곽으로 번성했던 이곳에, 유곽과 적선에 관한 서적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일본에서 유일한 서점으로 2016년에 탄생했다.
점주 와타나베 고 씨는 전국 각지의 유곽 터를 돌아다니며 그 역사를 기록해왔다. 그의 열정이 담긴 이 서점은 단순한 책방이 아니라, 유곽의 역사를 후세에 전하기 위한 거점이 되고 있다.
2023년, 카스토리 서방은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디뎠다. 요시와라 벤자이텐 앞, 다이토구 센조쿠 3초메 21번 14호로 이전하여, 서점으로서의 기능에 더해 카페&바와 이벤트 공간을 병설한 복합 시설로 새롭게 태어났다. 이 신점포는 관동대지진 때 희생된 유녀들을 위령하는 관음상이 세워진 곳에 위치해, 역사와 현대가 교차하는 특별한 장소가 되고 있다.
점포 안에 들어서면 시대를 초월한 공기가 감돈다. 나무의 온기가 느껴지는 책장에는 에도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유곽에 관한 서적이 정연하게 진열되어 있어, 방문객을 과거로의 여행으로 이끈다. 안쪽에는 자료실이 마련되어 있으며, 국립국회도서관에서도 열람할 수 없는 귀중한 문헌이 소장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유곽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있게 배울 수 있다.
카페&바 공간에서는 방문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나란히 앉아 대화가 싹튼다. 여성도 안심하고 유곽이나 성에 관한 주제를 이야기할 수 있는 장소로, 지역 주민이나 아사쿠사에서 일하는 게이샤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 또한 점포 내에서는 정기적으로 전시나 이벤트가 개최되어, 유곽의 역사와 문화를 다각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25년 4월에는 이로마치 사진작가 벤코 씨의 사진전이 개최되었다. 그녀는 10대에 풍속녀가 되어, 간토 각지의 풍속가를 13년 이상 전전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48세부터 독학으로 카메라를 익혀, 유곽이나 현대 풍속가 등 그늘진 거리들을 찾아 촬영을 계속하고 있다. 그녀의 사진전은 도쿄 요시와라와 오사카 도비타, 두 대 유곽 터에서 개최되어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다.
카스토리 서방은 단순한 서점의 틀을 넘어, 유곽의 역사를 전하고, 지역 사람들이 모여 교류하는 장소로서 새로운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교차하며, 유곽의 역사가 다음 세대로 계승되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