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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라키현 오아라이마치의 해안선에 자리한 ‘카미이소의 도리이’는 태평양의 거센 파도에 씻기면서도 유유히 그 모습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 도리이는 마치 바다와 하늘의 경계를 나타내는 듯, 암초 위에 조용히 서 있어 방문객들에게 신성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예로부터 일본인들은 자연 속에서 신들의 존재를 느끼고, 특히 바위나 산, 바다와 같은 대자연 속에서 신성한 것을 발견해 왔습니다. 이 ‘카미이소의 도리이’ 역시 그러한 신앙의 상징으로, 바다의 신을 모시는 오아라이 이소사키 신사의 일부로 세워졌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신들이 이 땅에 강림했을 때 처음 발을 디딘 곳이 바로 이 암초였다고 전해집니다.
해돋이 시간, 동쪽 하늘이 점차 붉게 물들기 시작하면 도리이의 실루엣이 떠오릅니다. 파도의 물보라가 아침 햇살에 비치고, 반짝이는 물방울이 공중에 흩날리는 모습은 마치 신들이 내려오는 순간을 눈앞에서 보는 듯합니다. 이 광경은 방문하는 이들의 마음을 울리고, 저절로 두 손을 모으고 싶어질 만큼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뿜어냅니다.
또한, 보름달이 뜬 밤에는 달빛이 바다 표면을 은빛으로 물들이고, 도리이의 그림자가 수면에 비칩니다. 고요함 속에 파도 소리만이 울려 퍼지는 이 순간, 고대부터 이어져 온 신화의 세계에 길을 잃은 듯한 감각에 휩싸입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자연과 신이 공존하는 일본의 원풍경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카미이소의 도리이’는 단순한 관광 명소가 아니라, 일본인의 자연관과 신앙심, 그리고 미의식이 집약된 장소입니다. 이곳을 방문함으로써 우리는 일상의 소란을 잊고, 마음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경건한 감정을 다시 일깨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