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기도와 전통, 니가쓰도

나라 도다이지 속 숲과 전설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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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의 고요함에 감싸인 도다이지 경내를 나아가면, 삼나무 숲 사이로 니가츠도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 자태는 시간을 초월한 품격과 역사의 무게를 느끼게 한다. 당 앞에 서면, 나무의 향기와 함께 먼 옛날부터 이어져 온 기도의 기운이 감돌아온다.

니가츠도라는 이름은 음력 2월에 거행되는 ‘슈니에’에서 유래한다. 이 행사는 752년, 지츠추 승려에 의해 시작되어, 그 이후 한 번도 끊긴 적 없이 계속되어 왔다. 당 안에는 절대 비불로 여겨지는 두 구의 십일면 관음상, 대관음과 소관음이 모셔져 있으며, 그 모습을 참배하는 것은 허락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존재는 방문하는 이들의 마음에 깊은 경건함을 불러일으킨다.

매년 3월, 슈니에 기간 중에는 밤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오마쓰아키’의 불길이 니가츠도의 무대를 누빈다. 길이 약 8미터, 무게 약 70킬로그램의 대형 횃불이 연행중의 발밑을 밝히며 불꽃을 흩뿌리는 모습은 장관이다. 이 불꽃을 맞으면 무병장수의 이익이 있다고 전해져, 많은 참배객들이 그 순간을 손꼽아 기다린다.

슈니에의 클라이맥스인 ‘오미즈토리’는 3월 12일 심야, 니가츠도 아래에 있는 와카사이에서 향수를 길어 본존에게 바치는 신성한 의식이다. 이 물은 온유키묘진이 슈니에에 늦은 것을 사과하며 바쳤다고 전해지며, 그 전설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니가츠도 무대에서는 나라 분지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침 해가 떠오를 무렵, 은은한 빛이 거리를 비추고, 해질 무렵에는 주황빛 하늘이 펼쳐진다. 밤에는 멀리서 불빛이 별처럼 반짝이며, 고요함 속에서 역사의 숨결을 느끼게 한다. 이 풍경은 방문하는 이의 마음을 치유하고, 시간의 흐름을 잊게 만든다.

니가츠도 주변에는 료벤스기라 불리는 거목이 서 있다. 전설에 따르면, 도다이지 초대 별당 료벤이 어린 시절 독수리에게 납치되어 이 나무 위에 버려졌다고 한다. 그 후 그는 이곳에서 불문에 입문하여 도다이지의 기초를 닦았다고 전해진다. 이 삼나무는 그런 역사의 증인으로서 지금도 조용히 서 있다.

니가츠도는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천 년이 넘는 기도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방문하는 이는 그 고요함 속에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