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초 고서점 거리

지식과 시간 여행이 어우러진 도쿄의 책방 명소

About

도쿄 중심부, 지요다구 간다 진보초에 발을 들여놓으면, 마치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한 지식의 보고가 펼쳐집니다. 야스쿠니 거리에는 약 130곳의 고서점이 줄지어 서 있으며, 문학, 역사, 예술, 과학 등 다양한 장르의 서적이 빼곡히 진열되어 있습니다. 이 거리는 그야말로 ‘책의 거리’로서의 풍격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메이지 시대, 이 지역에는 메이지대학, 주오대학, 일본대학, 센슈대학 등 법률학교가 잇따라 설립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학생과 교수들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서점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들었고, 현재의 고서점가의 기초가 다져졌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전문서적부터 일반서적까지 다양한 책을 다루는 가게가 늘어나, 이제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고서점가로 명성을 떨치고 있습니다.

거리를 걷다 보면, 가게 앞에 진열된 고서의 향기가 코끝을 간질이며, 마치 시대를 초월한 여행으로 이끌리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각 점포는 저마다의 개성을 지니고 있으며, 미술, 무도, 외서, 요리 등 전문 분야에 특화된 가게도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다이쇼 7년에 창업한 ‘야구치서점’은 영화, 연극, 희곡, 시나리오 관련 고서를 중심으로 취급하며, 1950년대부터 1960년대의 영화 팸플릿이 특히 인기가 많습니다.

또한, 진보초는 고서점뿐만 아니라, 역사가 깊은 찻집이나 카레 맛집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1955년 창업한 ‘사보루’는 나무의 온기가 가득한 실내에서 방문객들에게 편안한 시간을 제공합니다. 더불어, 유럽풍 카레의 ‘본디’, 수마트라 카레의 ‘쿄에이도’, 인도 카레의 ‘카리라이스 전문점 에티오피아’ 등 다양한 카레 가게가 줄지어 있어, 식문화의 다양성도 느낄 수 있습니다.

매년 가을에는 ‘간다 고서 축제’가 개최되어, 야스쿠니 거리에는 야외 고서 시장이 펼쳐지고 전국에서 많은 책 애호가들이 모입니다. 이 축제는 고서와의 새로운 만남을 찾는 이들에게 그야말로 지적 모험의 장이 되고 있습니다.

진보초의 매력은 단순한 서적의 집적지에 그치지 않고,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열정이 교차하는 장소에 있습니다. 이곳을 방문하면 분명 마음에 와닿는 한 권의 책과의 만남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