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사이타마현 사이타마시의 조용한 주택가를 걷다 보면, 문득 나타나는 푸르른 숲이 있다. 그곳에 자리한 것은, 도리이가 없는 신사로 알려진 조진자이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친근하게 ‘츠키노미야’라고 불리며, 방문객을 따뜻하게 맞이한다.
경내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코마이누가 아니라 코마우사기(토끼 석상)이다. 이는 전국적으로도 드물며, 조진자만의 독특한 풍경이다. 사명인 ‘조(츠키)’가 ‘달’과 같은 발음이기 때문에, 달의 사자로 여겨지는 토끼가 신의 사자로서 모셔지고 있다. 이 신앙은 중세의 달맞이 신앙과 연결되어, 에도 시대에는 ‘츠쿠요미샤’라고도 불렸다고 한다.
사당으로 이어지는 참도를 따라가면, 수백 년 된 은행나무와 느티나무, 무쿠나무 등이 우거져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고요함에 감싸인다. 이 진수의 숲은 도시의 소음을 잊게 해주는 치유의 공간이다. 현재의 사당은 안세이 6년(1859년)에 완공된 전부 느티나무로 지어진 곤겐즈쿠리 양식으로, 그 장엄한 모습은 방문객의 마음을 울린다.
조진자의 창건은 지금으로부터 약 2,000년 전인 제10대 스진 천황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전해진다. 이세 신궁에 바칠 공물(조모츠)의 첫 수확을 보관하는 창고군 중에 건립되었기 때문에, 공물의 반출입에 방해가 되는 도리이가 설치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로 인해 현재도 도리이가 없는 신사로 알려져 있다.
경내에는 토끼 석상이나 사당에 장식된 토끼 조각, 토끼 그림마 등, 곳곳에서 토끼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것들은 달의 사자로서의 토끼에 대한 신앙의 증거이며, 방문객에게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여겨진다. 또한 조진자에는 ‘칠불가사의’라고 불리는 전설이 있으며, 그 중 하나가 ‘경내에 소나무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누이신인 아마테라스 오오카미가 남동생 신인 스사노오노 미코토를 계속 기다렸지만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더 이상 기다리는 것을 싫어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다.
매년 12월 12일에는 ‘12일 마치’라고 불리는 오토시이치 축제가 개최되어, 상업 번창을 기원하는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이 축제에서는 미니 쿠마데(갈퀴)가 판매되어, 우라와 근방의 주택이나 점포에 장식된 풍경을 볼 수 있다. 노점도 다수 출점하여, 지역의 활기를 느낄 수 있다.
조진자는 역사와 전통, 그리고 지역 주민들의 신앙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방문객은 토끼의 다정한 눈길과 푸르른 숲에 감싸여, 마음이 평온해지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