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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카와의 깊은 계곡에 놓인 사루하시(원숭이 다리)는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우아한 모습으로 여행객을 맞이합니다. 교각이 전혀 없고, 양안에서 네 겹으로 돌출된 하네기(받침목)에 의해 지탱되는 이 다리는 야마구치현의 킨타이쿄, 나가노현의 기소노카케하시와 함께 일본 3대 기이한 다리 중 하나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 기원은 스이코 천황 시대(서기 600년경)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백제에서 건너온 조원 박사 시라코가 깊은 계곡에 다리를 놓는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원숭이들이 등나무를 타고 맞은편으로 건너는 모습을 보고 착안하여 이 독특한 구조의 다리를 완성했다고 전해집니다. 이 전설이 사루하시라는 이름의 유래가 되었습니다.
다리의 길이는 30.9미터, 폭은 3.3미터, 수면에서의 높이는 31미터에 달합니다. 사계절마다 변화하는 계곡의 경관과 어우러져 그 아름다움은 많은 문인과 묵객을 매료시켜 왔습니다. 특히 우타가와 히로시게는 이 다리의 정취에 감명을 받아 ‘코요 사루하시의 도(甲陽猿橋之図)’를 남겼습니다.
다리의 한쪽 끝에는 원숭이를 모시는 산노구(산노 신사)가 조용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전승에 따르면, 이 신사는 다리의 발상을 가져다준 원숭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담아 세워졌다고 전해집니다. 매년 열리는 축제에서는 그 해 태어난 아이의 수만큼 방석을 가마에 실어 신체를 그 위에 안치하고 행진하는 독특한 풍습이 있으며, 사루하시 위를 건너는 가마의 모습은 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또한 사루하시는 모모타로 전설과도 깊은 관련이 있는 곳으로 여겨집니다. 이야기 속에서 모모타로가 원숭이와 만나 가신으로 맞이한 장소가 바로 이 사루하시라고 전해집니다. 주변에는 이누메, 토리사와와 같은 지명도 존재하여 이야기의 무대로서의 흔적을 지금도 전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사루하시는 쇼와 59년(1984년)에 가에이 4년(1851년)의 자료를 바탕으로 충실하게 복원된 것입니다. 다리의 구조미와 주변 자연 경관이 훌륭하게 조화를 이루어 방문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봄에는 신록, 여름에는 수국,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설경 등 사계절마다 다양한 표정을 보여주는 사루하시는 일본의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존재라 할 수 있습니다.
사루하시의 서쪽에 위치한 사루하시 공원은 놀이기구와 넓은 잔디 광장, 다양한 식물을 즐길 수 있는 도시공원입니다. 사루하시에서 이어지는 산책로는 수국 명소로, 6월 하순경에 절정을 이룹니다. 중간에는 전망대도 있어 웅장한 계곡미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오쓰키시 향토자료관이 인접해 있어 사루하시를 비롯한 오쓰키의 역사 등에 접할 수 있습니다.
사루하시는 단순한 교통수단으로서의 다리가 아니라, 역사와 전설, 그리고 자연미가 어우러진 이야기의 무대로서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 우아한 모습과 주변 경관은 방문하는 이들에게 일본의 아름다움과 문화의 깊이를 느끼게 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