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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초 거리(人形町通り)를 걷다 보면, 에도의 정취를 지금까지 전하는 ‘가라쿠리 망루(からくり櫓)’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 높이 6.5미터의 망루는 에도 라쿠고(江戸落語)를 테마로 한 가라쿠리 시계로,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매 정시에 약 2~3분간 가라쿠리 공연이 펼쳐집니다.
시간이 되면 라쿠고의 등장 음악이 흐르고, 막이 열리면서 이야기꾼 인형이 등장합니다. 타치카와 단코(立川談幸) 스승이 들려주는 ‘인형초의 유래’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이에 맞춰 상단의 그림이 회전하면서 에도의 거리 풍경과 마을 사람들의 생활이 재현됩니다. 저울대를 멘 생선장수, 도구 상자를 짊어진 목수, 화려한 게이샤, 큰 상점의 주인 등 에도의 활기를 지탱했던 사람들이 차례차례 등장해, 마치 에도 시대로 시간 여행을 한 듯한 감각을 맛볼 수 있습니다.
이 가라쿠리 망루는 2009년에 인형초 상점가의 새로운 상징으로 설치되었습니다. 인형초는 에도 시대 초기부터 인형 조루리(人形浄瑠璃)와 가부키 극장이 늘어서 있었고, 많은 인형 장인이 살고 있었던 것에서 ‘인형정(人形丁)’이라 불렸습니다. 그 역사를 지금까지 전하는 이 가라쿠리 망루는 에도의 멋과 정서를 느끼게 하는 존재입니다.
인형초 거리를 사이에 두고 반대편에는 또 하나의 가라쿠리 망루 ‘마치비케시(町火消し)’가 있습니다. 이쪽은 높이 7.55미터로, 에도 시대의 마치비케시 ‘하조(は組)’를 테마로 하고 있습니다. 목야리 노래가 흐르면 마키모치가 ‘하조’의 마키를 흔들고, 지붕이 올라가면 사다리 타기가 등장하는 등 박력 있는 연출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인형초의 가라쿠리 망루는 에도의 문화와 역사를 현대에 전하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방문할 때에는 꼭 시간을 맞춰 그 움직임을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