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쿠라초 중앙공민관 곤충관음상

2만 마리 곤충으로 완성된 예술적 불상, 자연과 생명에 대한 경외가 깃든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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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마현 이타쿠라초의 중앙공민관에 발을 들이면, 고요한 공간 안에서 유달리 이색적인 존재가 눈에 들어온다. 높이 약 1.8미터의 천수관음상이 그곳에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 그 세밀함을 들여다보면, 경악과 경외심이 가슴속에서 솟구친다. 왜냐하면 이 관음상은 약 2만 마리의 곤충으로 정교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사슴벌레, 장수풍뎅이, 보석벌레, 꽃무지, 풍뎅이, 하늘소 등 이 곤충들은 작가 이나무라 요네지 씨의 손에 의해 6년의 세월 동안 하나의 불상으로 승화되었다. 이나무라 씨는 곤충 채집에 열정을 쏟았고, 그 생명을 아끼는 마음에서 이 관음상을 ‘곤충공양’으로 제작했다고 한다.

관음상의 얼굴은 온화하면서도, 표면을 뒤덮은 곤충의 껍질이 독특한 광택을 띠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팔과 손 부분에는 사슴벌레의 큰 턱이 손가락처럼 솜씨 있게 배치되어 있고, 합장한 손바닥에는 풍뎅이나 보석벌레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 뒷면의 광배나 대좌에 이르기까지 틈새 없이 곤충이 배치되어, 그 치밀함과 압도감에 감탄하게 된다.

이 관음상의 모델은 나라의 도쇼다이지에 모셔진 천수관음상이다. 도쇼다이지의 천수관음상은 과거에 보석벌레의 날개로 장식된 불단에 모셔졌다고 전해지는데, 그 전통을 잇듯이 이나무라 씨는 곤충을 활용해 관음상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 작품은 단순한 모방이 아니다. 곤충의 생명을 존중하고 그 아름다움을 영원히 남기기 위한 시도이며, 생명의 덧없음과 소중함을 우리에게 호소한다. 곤충들의 다채로운 색채와 형태가 어우러진 이 관음상은 자연과 인간의 창조력이 융합된 예술작품이라 할 수 있다.

공민관의 고요한 공간에 자리한 이 관음상은 방문하는 이들에게 깊은 감동과 성찰을 불러일으킨다. 생명의 순환, 자연에 대한 경외, 그리고 인간의 창조력의 무한한 가능성을 느낄 수 있는 이 장소는 실로 한 번쯤 방문할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