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부쿠로 시멘토 이나리 다이묘진

번화한 거리 속 고요한 역사와 추모의 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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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부쿠로역 동쪽 출구를 나와 번화한 거리 풍경을 지나면, 문득 고요함이 찾아오는 한 구석이 있다. 그곳에는 마치 시간의 흐름에 뒤처진 듯한 작은 신사가 자리하고 있다. 이케부쿠로 시멘토 이나리 다이묘진, 그 이름은 길고, 역사의 무게를 느끼게 한다.

이 땅은 에도 시대 중기, 교호 시대 무렵, 길거리에서 칼부림이나 강도가 횡행하여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던 장소였다. 교호 6년 여름, 하룻밤 사이에 17명의 목숨이 빼앗기는 참사가 일어났고, 이케부쿠로 마을의 유력자 64명이 조시가야 키시모진의 호묘지 제22세 닛소 상인에게 추모를 의뢰하여, 법화경의 제목을 새긴 석탑을 세웠다. 이것이 시멘토손의 시작이다.

현재 시멘토손은 이나리 다이묘진과 나란히 모셔져 있다. 두 개의 사전은 마치 시간을 넘어 대화를 나누는 듯이 나란히 서서 방문객을 맞이한다. 사전의 상부에는 용과 사자의 훌륭한 조각이 새겨져 있으며, 그 눈은 금색으로 빛나 마치 살아 있는 듯한 박력을 뿜어낸다.

시멘토손의 뒤편에는 봄이 되면 벚꽃이 만개하여 연한 분홍빛 꽃잎이 바람에 흩날린다. 그 광경은 한때의 비극을 극복한 이 땅의 재생을 상징하는 듯하다. 참배객들은 조용히 두 손을 모아 과거 희생자에 대한 애도와 현재의 평온에 대한 감사를 바친다.

이케부쿠로의 소란 속에 조용히 자리한 이곳은 역사와 현대가 교차하는 특별한 공간이다. 방문하는 사람은 과거의 이야기에 생각을 잠기고, 현재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