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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 북쪽, 고즈넉한 자태를 지닌 지금야 신사(今宮神社)의 동문을 지나면, 천 년의 세월을 품은 작은 찻집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은 '이치와(一和)'로 불리는 '이치몬지야 와스케(一文字屋 和輔)'다. 서기 1000년, 장보(長保) 2년에 창업한 이 가게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음식점으로 알려져 있다. (business.nikkei.com)
가게 앞에 다가서면, 숯불에 구워지는 떡의 고소한 향이 코끝을 간질인다. 여성 점원들이 손수 작은 떡을 빚어, 고운 콩가루를 묻히고, 대나무 꼬치에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꿰어 숯불 위에서 노릇하게 구워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아부리모치(あぶり餅)'는 하얀 된장 베이스의 달콤한 소스를 듬뿍 입고, 접시에 담겨 손님에게 제공된다. (furafurakyoto.com)
이 아부리모치는 단순한 간식이 아니다. 평안 시대, 일조 천황(一条天皇)이 역병 퇴치를 기원하며 지금야 신사를 세울 때, 이치와의 선조가 이곳에 정착했다고 전해진다. 당시, 아부리모치의 꼬치는 신사에 봉납된 대나무를 재사용한 것으로, 무병장수와 액운을 막는 길조의 음식으로 사랑받았다. (furafurakyoto.com)
가게 내부로 들어서면, 오랜 세월의 흔적이 곳곳에 배어 있다. 가장 오래된 건물은 겐로쿠(元禄) 시대에, 새로운 부분은 다이쇼(大正) 시대에 지어진 것으로, 내부에는 중정이 보이는 다다미방과 2층 다다미방이 있다. 가게 안의 큰 우물은 평안 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것으로, 지하로 내려가 직접 볼 수 있다. (furafurakyoto.com)
이치와의 아부리모치는 1인분에 11개의 꼬치로 제공된다. 이 홀수의 숫자는 음양도에서 양수로 여겨져, 길조를 의미한다. 가격은 1인분에 500엔으로, 30년 이상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 (business.nikkei.com)
이치와의 아부리모치는 보존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당일에만 판매되며, 온라인 판매나 배송은 하지 않는다. 떡은 100% 찹쌀로 만들어져, 3시간이 지나면 딱딱해지므로, 포장해 갈 경우 빨리 먹는 것이 좋다. (furafurakyoto.com)
이치와의 아부리모치는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천 년의 역사를 담은 교토의 문화와 전통을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다. 지금야 신사의 참배 후, 이치와에 들러 아부리모치를 맛보며, 그 깊은 역사와 정성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