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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의 푸른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곳, 이제나섬의 한적한 언덕 위에 자리한 옛 성터는 시간의 흐름을 잊은 채 고요히 서 있습니다. 이곳은 류큐 왕국의 창시자인 쇼엔왕(尚円王)의 고향으로, 그의 발자취가 곳곳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성터에 오르면, 붉은 기와 지붕이 늘어선 마을과 그 너머로 펼쳐진 에메랄드빛 바다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바람에 실려 오는 소금기 어린 공기와 파도 소리는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며, 이곳이 한때 왕의 꿈이 시작된 땅임을 상기시킵니다.
이제나섬은 오키나와의 전통과 신앙이 깊게 뿌리내린 곳입니다. 마을 곳곳에는 '가미아사기'라 불리는 신성한 제의 공간이 남아 있어, 주민들은 이곳에서 풍작과 풍어를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곤 합니다. 초가지붕 아래에서 행해지는 이러한 의식은 오랜 세월을 거쳐 전해 내려오는 섬의 소중한 문화유산입니다. (izena-story.com)
또한, 섬에는 '토토쿠(土帝君)'라는 토지의 신을 모시는 신당이 있어, 매년 음력 2월 2일이면 남성들만이 참여하는 토토쿠제가 열립니다. 이날은 돼지머리와 염소 고기, 오리, 생선 등 다양한 제물을 바치며 풍작을 기원하는데, 이러한 전통은 오키나와 본섬에서는 보기 드문 독특한 문화로, 이제나섬의 신앙심 깊은 면모를 보여줍니다. (izena-story.com)
이제나섬의 자연은 그 자체로도 경이롭습니다. 아열대의 숲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풍경은 마치 신화 속 세계에 발을 들인 듯한 느낌을 줍니다. 특히, 섬의 북부에 위치한 다이세키린잔은 2억 5천만 년 전의 석회암이 지각 변동과 풍화 작용을 거쳐 형성된 곳으로, 그 웅장한 모습은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ana.co.jp)
이제나섬의 성터에 서서 주변을 둘러보면, 과거와 현재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풍경이 펼쳐집니다. 쇼엔왕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며, 섬의 전통과 자연을 느껴보는 것은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