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쓰쿠시마 신사

세계 문화 유산, 히로시마현 하쓰카이치시에 위치한 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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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 아래, 잔잔한 바다 위에 떠오르는 붉은 색의 거대한 문이 있다. 이 문은 바다와 하늘의 경계를 허물며, 신성한 세계로의 입구를 상징한다. 이곳은 일본 히로시마현 하쓰카이치시에 위치한 이쓰쿠시마 신사로, 그 웅장한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으로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쓰쿠시마 신사는 593년에 창건되었다고 전해지며, 1168년에는 권력자였던 다이라노 기요모리의 후원으로 현재의 화려한 사전 구조로 재건되었다. 이 신사는 바다 위에 세워진 독특한 구조로, 만조 시에는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환상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이는 신사와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신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신사의 상징인 오토리이는 높이 16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목조 구조물로, 바다 한가운데 우뚝 서 있다. 이 오토리이는 1875년에 재건된 것으로, 현재까지도 그 위엄을 자랑한다. 간조 시에는 오토리이까지 걸어갈 수 있어, 방문객들은 그 거대한 규모와 정교한 구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신사의 본전은 해안선 가까이에서 바다 위로 뻗어나간 구조로, 총 길이 약 260미터에 이르는 동서 회랑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 회랑은 주홍색으로 칠해져 있으며, 바다의 푸른색과 주변 산의 녹색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회랑의 바닥은 판자 사이에 틈을 두어, 바닷물이 올라올 때 물의 압력을 분산시키는 지혜로운 설계가 돋보인다.

이쓰쿠시마 신사는 일본의 전통적인 축제와 행사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매년 7월에는 '간겐사이'라는 축제가 열리는데, 이는 일본 3대 선상 신사 행사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축제에서는 신을 모신 배가 바다를 항해하며, 배 위에서 전통 음악이 연주되어 마치 평안 시대의 화려한 그림 두루마리를 보는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신사의 보물관에는 약 4,500점에 이르는 미술 공예품과 역사 자료가 소장되어 있으며, 그중 130여 점이 국보 및 중요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헤이케 노쿄'로 알려진 화려한 장식 경전과 같은 귀중한 유물을 감상할 수 있다.

이쓰쿠시마 신사는 1996년에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으며, 일본 3경 중 하나로도 손꼽힌다. 이곳은 자연과 인간의 창조물이 조화를 이루며, 신성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장소이다. 바다 위에 떠 있는 듯한 신사의 모습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으며, 방문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이곳에 서면, 바다의 잔잔한 물결 소리와 함께 신성한 기운이 온몸을 감싸는 듯하다. 주홍색의 회랑을 따라 걸으며, 바다와 하늘, 그리고 산이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하면, 마치 다른 세계에 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쓰쿠시마 신사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마음의 평온과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성스러운 장소로, 한 번 방문하면 그 매력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