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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쿠의 소란을 벗어나 가부키초의 한 구석에 발을 들이면, 그곳에는 시간의 흐름을 초월한 고요함이 펼쳐진다. 이나리키오 신사는 에도 시대 쇼오 2년(1653년)에 창건되어, 그 이후로 도시의 변천을 지켜봐 왔다. 도리이를 지나면 석조 코마이누가 맞이하며, 그 발밑에는 역사의 무게가 새겨져 있다.
경내에는 분세이 연간(1818년~1830년)에 만들어진 희귀한 물동이가 있다. 오니의 모습을 한 역사가 큰 손수정물을 받치고 있는 이 석조에는, 한때 매일 밤 물을 끼얹는 소리가 들렸다는 전설이 남아 있다. 소유자가 칼로 내리쳤을 때 가족에게 재난이 잇따랐고, 결국 신사에 봉납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오니의 어깨에는 그때의 칼자국이 남아 있다.
사전 옆에는 쇼와 5년(1930년)에 만들어진 후지즈카가 있으며, 후지산의 용암과 각지의 명석으로 쌓아 올려졌다. 전쟁 중 공습으로 기반이 약해져, 현재는 참도를 사이에 두고 좌우로 나뉜 독특한 형태가 되었다.
이나리키오 신사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오니오’라는 이름을 가진 신사이며, 오니를 봄의 신으로 여기고 세쓰분 때에는 ‘후쿠와 우치, 오니와 우치’라고 외치는 독특한 풍습이 있다. 또한 경내의 미시마 신사에는 에비스 신이 모셔져 있어, 신주쿠 야마노테 칠복신 중 하나로 사랑받고 있다.
도시의 소란 속에서 이나리키오 신사는 고요함과 역사의 숨결을 느끼게 하는 장소이다. 방문하는 이는 이곳에서 시간의 흐름을 잊고 마음의 평온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