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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츠노미야시의 번잡함을 벗어나 국도 119호선을 북쪽으로 따라가다 보면, 갑자기 시야에 나타나는 기묘한 풍경이 있다. 구릉의 남쪽 사면에 무수한 구멍이 뚫려 있는 그 모습은, 마치 대지가 무수한 눈을 가진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것은 7세기 전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여겨지는 횡혈묘군으로, 동군 44기, 서군 8기, 총 52기가 확인되어 있다.
이 횡혈묘군은 응회암이 노출된 경사면에 파여 있으며, 각 구멍은 세로와 가로가 약 1미터, 깊이가 약 2미터 정도의 크기이다. 한때는 문돌이 설치되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현재는 그 흔적은 남아 있지 않고, 입구가 열린 채로 남아 있다.
묘실의 안쪽 벽에는 무로마치 시대부터 에도 시대에 걸쳐 새겨진 것으로 여겨지는 지장보살이나 마두관음 등 불상이 부조로 조각되어 있다. 이들 불상은 홍법대사 구카이가 하룻밤 사이에 새겼다는 전설도 전해지지만, 실제로는 후세의 작품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한, 이 지역에는 ‘도우메키’라는 요괴의 전설도 전해진다. 옛날에 백 마리의 도깨비가 이 구멍에 살고 있었고, 그 우두머리가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불문에 귀의하여 ‘도우메키’라고 이름을 지었다는 이야기이다. 이 전설은 우츠노미야 시내의 ‘도우메키 거리’라는 지명에도 그 흔적이 남아 있다.
현재 이 횡혈묘군은 현 지정 사적으로 공개되어 있으며, 방문객들은 자유롭게 견학할 수 있다. 주차장도 정비되어 있고, 국도변에서도 그 전경을 바라볼 수 있다.
세월을 넘어 서 있는 이 횡혈묘군은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역사와 전설이 교차하는 장소로, 방문하는 이들에게 깊은 감회를 안겨준다. 고요함 속에 숨 쉬는 과거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영원의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