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마치 역

일본에서 유일하게 현존하는 4륜 목조 2등 객차를 전시하는 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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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치현 사가와마치의 한적한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감각에 사로잡힌다. 이곳은 에도 시대부터 번성한 상인들의 거리로, 전통적인 목조 건축물들이 줄지어 서 있어 과거의 숨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우에마치역'은 특별한 매력을 발산한다.

우에마치역은 단순한 역이 아니다. 이곳에는 1906년(메이지 39년)에 제작된 일본에서 유일하게 현존하는 4륜 목조 2등 객차인 '로481호'가 전시되어 있다. 이 객차는 메이지 시대의 장인 정신과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길이 약 8미터, 폭 2.5미터의 이 객차는 내부에 들어서면 붉은 벨벳 시트와 정교한 목조 장식이 어우러져, 당시의 우아함과 품격을 느끼게 한다. 중앙에는 세면대와 화장실이 마련되어 있어, 장거리 여행자들의 편의를 배려한 세심함이 엿보인다.

이 객차는 1924년부터 도산선의 스사키와 히사카 구간에서 활약했으며, 1930년에 퇴역한 후, 사가와마치 출신으로 철도 건설에 큰 공헌을 한 전 궁내대신 다나카 미쓰아키 백작의 노력으로 사가와마치에 기증되었다. 그 후 오랜 세월 동안 청소년들의 독서실로 활용되며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노후화로 인해 1968년에 국철로 반환되어 복원 작업을 거친 후, 2021년에 다시 사가와마치로 돌아와 우에마치역에 전시되었다.

우에마치역의 내부는 현대와 전통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천장에는 사가와마치의 대표적인 야생화인 '바이카오우렌'을 형상화한 조명이 부드러운 빛을 발산하며, 공간 전체를 따뜻하게 감싸준다. 이 조명은 지역 예술가 시마다 씨의 작품으로,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공간을 연출하고 있다.

역사 앞에는 사가와마치 출신의 근대 토목공학의 선구자, 히로이 이사미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그는 일본 최초의 콘크리트 방파제를 설계한 인물로, 그의 업적은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우에마치역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사가와마치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장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곳을 방문하면 메이지 시대의 철도 여행을 상상하며,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특별한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고즈넉한 거리와 전통적인 건축물들, 그리고 우에마치역의 로481호 객차는 사가와마치의 깊은 역사와 문화를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