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 린코 파크의 우정의 상징, 리마짱 동상

일본과 페루의 100년 우정을 기념하는 바닷가 산책길의 감동과 현대 예술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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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의 린코 파크를 걷다 보면, 바닷바람이 뺨을 스치고, 멀리에는 베이브리지가 웅장하게 펼쳐진다. 잔디의 푸른빛이 눈에 편안하게 다가오고, 석판으로 된 작은 길이 조용히 이어진다. 그 한쪽 구석에, 일본 전통 의상을 입은 소녀의 석상이 서 있다. 그녀의 이름은 ‘리마짱’이다. 오른손을 내밀고, 태평양 너머 페루 땅을 바라보고 있다.

1899년 2월 27일, 사쿠라마루라는 배가 790명의 일본인을 태우고 요코하마항을 출항했다. 그들은 새로운 땅을 찾아 페루의 수도 리마의 외항 카야오로 향했다. 그로부터 100년 후인 1999년, 이 이주의 역사를 기념하여 ‘리마짱’의 동상이 이곳에 세워졌다. 그녀의 발밑에는 페루의 카녜테 해안에서 옮겨온 자연석이 늘어서 있어, 먼 이국과의 인연을 전하고 있다.

리마짱의 자매상 ‘사쿠라짱’은 페루 리마시에 있는 일본문화회관 입구에 서 있다. 천 마리 종이학을 목에 걸고, 마찬가지로 오른손을 내밀고 있다. 광활한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두 동상은 서로 손을 뻗으며 일본과 페루의 우정의 다리가 되고 있다.

리마짱 바로 옆에는 한국 아티스트 최정화가 만든 ‘프루트 트리’라는 다채로운 오브제가 세워져 있다. 2001년 요코하마 트리엔날레에 출품된 이 작품은 이후 요코하마시에 기증되어 이곳에 설치되었다. 형형색색의 과일이 가지마다 맺힌 이 나무는 리마짱의 조용한 자태와 대조적이지만, 함께 이 장소를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다.

린코 파크는 미나토미라이 지구 최대의 녹지로, 잔디와 물가, 석판이 어우러진 풍경이 방문객들을 매료시킨다.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 벤치에서 휴식을 취하는 커플,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공원 안에는 이 외에도 ‘스톡 앵커’나 ‘무지개의 다리’ 등 세계 각국과의 우정을 상징하는 기념비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리마짱의 오른손은 많은 사람들과 악수를 나눈 흔적으로 검게 변해 있다. 방문객들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먼 페루 땅에 생각을 건넨다. “¡HOLA AMIGOS! こんにちは アミーゴス”라고 새겨진 명판이 국경을 넘어선 우정의 소중함을 조용히 전하고 있다.

이곳에 서 있으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교차하는 감각에 휩싸인다. 리마짱의 온화한 표정은 시대를 넘어 사람들의 마음을 잇는 상징으로서, 오늘도 이곳에서 조용히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