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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의 거리 모퉁이를 걷다 보면, 때때로 시대의 틈새에 길을 잃은 듯한 감각에 빠질 때가 있다. 나카구 야마시타초 58번지에 자리한 하나의 회전문이 그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회전문은 한때 라이징선 석유(후의 쇼와셸 석유) 본사 빌딩의 현관을 장식했던 것이다. 관동대지진 이후인 1929년(쇼와 4년), 건축가 안토닌 레이몬드와 B. 포이엘슈타인의 협업으로 설계된 이 빌딩은 당시 일본에서 근대 건축의 선구자로 이름을 알렸다. 그 현관에 설치된 회전문은 쇼와 초기 모더니즘을 상징하는 존재로, 지금도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plaza.rakuten.co.jp)
현재 이 회전문은 사용되고 있지 않지만, 파스텔 컬러의 색채와 상부에 적힌 번지가 방문객의 시선을 끈다. 쇼와 초기에 이미 이러한 회전문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시대의 선진성과 역사의 무게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4travel.jp)
요코하마는 개항 이래 다양한 문화가 교차하는 항구 도시로 발전해 왔다. 이 회전문 역시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거리 풍경 속에서 근대화의 물결을 받아들인 증거로 조용히 자리하고 있다. 그 존재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와 같으며, 방문하는 이들에게 역사의 한 단면을 엿보게 해준다.
이 문 앞에 서면 쇼와 초기 요코하마의 소란스러움과 사람들의 숨결이 들려오는 듯한 기분이 든다. 시대를 넘어 남아 있는 이 회전문은 요코하마의 역사와 문화를 이야기하는 소중한 유산이며, 방문하는 이들에게 깊은 감회를 안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