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야 노부코 기념관

문학과 사계절의 정취가 어우러진 근대 스키야 저택

About

가마쿠라의 고요한 주택가에 자리한 한 채의 저택. 이곳은 작가 요시야 노부코가 만년에 지냈던 집이자, 그녀의 유언에 따라 가마쿠라시에 기증된 기념관이다. 문을 지나면 나무들에 둘러싸인 돌길이 현관까지 이어진다. 그 길을 따라 우물과 석등롱이 곳곳에 놓여 있어, 방문객을 조용히 맞이한다.

이 저택은 근대 스키야 건축의 일인자 요시다 이소가 하치에 의해 설계되었다. 그의 손길이 담긴 스키야 양식의 본채는 일본 전통의 멋과 모던한 감성이 절묘하게 융합되어 있다. 현관에 들어서면 넓은 응접실이 펼쳐지고, 남쪽 정원에 면한 큰 창문에서는 사계절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다다미방은 한 단 높게 설계되어, 응접실 소파에 앉은 사람과 다다미방에 앉은 사람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마주치도록 배려되어 있다. 도코노마는 소박하면서도 품격이 느껴지며, 요시야 노부코의 미의식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서재는 북쪽에 위치하며, 창문 너머로 정돈된 정원이 보인다. 천창에서 부드러운 빛이 들어와, 집필에 집중할 수 있는 고요한 공간을 이룬다. 침실의 천장은 선저 천장이라 불리는 독특한 형태로, 조명은 설치되어 있지 않고 자연광과 스탠드 조명만으로 지낼 수 있도록 배려되어 있다.

정원에는 넓은 잔디밭과 축산이 있고, 정자와 손 씻는 대야, 석등롱이 배치되어 다실풍의 멋이 있다. 요시야 노부코는 이 정원을 사랑하며 사계절의 정취를 즐겼다고 한다. 그녀는 평생 독신을 지켰고, 비서이자 평생의 파트너였던 몬마 치요와 함께 이 집에서 살았다. 그 생활은 그녀의 작품에도 영향을 주었고, 많은 여성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요시야 노부코는 소녀소설 『꽃 이야기』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소녀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확립했다. 이후에도 『땅 끝까지』, 『좋은 남편의 정조』 등 다양한 작품을 발표했고, 전후에는 『귀화』로 일본 여성문학자상을 수상했다. 70세를 넘어서도 『도쿠가와의 부인들』, 『여인 헤이케』 등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역사소설을 집필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기념관은 요시야 노부코의 유언에 따라 그녀가 생전에 살던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봄과 가을에는 일반 공개가 이루어지며, 방문객들은 그녀의 서재와 애용품, 자필 원고 등을 통해 그 생애와 작품을 접할 수 있다. 또한 시민의 학습 시설로도 이용되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가마쿠라의 조용한 골짜기에 자리한 이 저택은 요시야 노부코의 문학과 인생을 지금에 전하는 소중한 장소이다. 방문하는 이들은 그녀의 숨결을 느끼며, 시간을 초월한 문학의 세계에 생각을 잠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