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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 서쪽, 사가노의 대나무 숲을 지나면, 한적한 오솔길 끝에 대하내산장 정원이 펼쳐집니다. 이곳은 영화배우 오오코우치 덴지로가 1931년부터 30여 년에 걸쳐 정성을 다해 조성한 별장 정원으로, 그의 예술적 감각과 자연에 대한 깊은 애정이 깃들어 있습니다.
정원에 들어서면, 먼저 대나무 숲이 반겨줍니다. 햇살이 대나무 사이로 부드럽게 스며들어, 바람에 흔들리는 잎사귀들이 속삭이는 듯한 소리를 냅니다. 이 길을 따라가다 보면, 전통적인 중문을 지나게 되는데, 이는 일본의 전통 건축 양식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구조물입니다.
중문을 지나면, 넓은 잔디밭과 함께 대승각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 건물은 침전조, 서원조, 수기야조 등 일본 전통 건축 양식을 조화롭게 결합한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합니다. 대승각 앞에 서면, 멀리 히에이산과 교토 시내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며, 뒤로는 아라시야마가 우뚝 솟아 있습니다. 동쪽과 서쪽의 산들이 동시에 펼쳐지는 이 풍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정원을 따라 걷다 보면, 백사장이 깔리고 낮은 소나무가 심어진 가레산스이 정원에 이르게 됩니다. 이곳에는 오오코우치 덴지로가 좌선을 행하던 지불당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불당을 지나면, 이끼로 덮인 차분한 공간에 위치한 다실, 적수암이 나타납니다. 이 다실은 명치 시대에 지어진 건물로, 오오코우치 덴지로가 이곳으로 옮겨와 사용하였습니다.
적수암을 지나 산길을 오르면, 보츠쿄를 사이에 둔 아라시야마와 오구라야마의 파노라마가 펼쳐집니다. 아라시야마는 예로부터 명소로 알려져 있으며, 국가의 사적 및 명승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대하내산장 정원은 이러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 중 하나로, 이처럼 변화무쌍한 풍경의 연출도 오오코우치 덴지로의 발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대하내산장 정원은 오랜 세월에 걸쳐 오오코우치 덴지로의 감성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명원으로, 방문객들에게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