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레산

아오모리현에 위치한 일본의 3대 영지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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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의 끝자락, 하늘과 땅이 맞닿은 곳에, 신비로운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 있다. 이곳은 일본의 혼슈 최북단, 아오모리현 무쓰시에 위치한 '오소레산(恐山)'이다. 이름만으로도 두려움을 자아내는 이 산은, 실제로는 단일한 산이 아니라, 우소리야마코(宇曽利山湖)라는 칼데라 호수와 그를 둘러싼 여덟 개의 산봉우리로 이루어진 지형을 가리킨다.

오소레산에 발을 들이면, 마치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선 듯한 기묘한 감각에 사로잡힌다. 발아래 펼쳐진 땅은 화산 활동으로 인해 형성된 거친 암석과 황량한 지형으로, 곳곳에서 유황의 냄새가 코를 찌른다. 이러한 풍경은 불교에서 말하는 지옥의 모습과 닮아, '지옥 순례'라 불리는 코스를 따라가다 보면, '무간지옥', '혈지옥' 등 이름만으로도 섬뜩한 장소들을 만나게 된다. (japan.happierlife.jp)

그러나 이 지옥의 풍경을 지나면, 눈앞에 펼쳐지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극락의 해변'이다. 우소리야마코의 맑고 푸른 물결이 하얀 모래사장과 어우러져, 마치 천상의 세계를 연상케 한다. 이곳에서는 지옥과 극락이 공존하는 듯한, 상반된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japan.happierlife.jp)

오소레산은 약 1,200년 전, 헤이안 시대 초기인 서기 862년에 천태종의 고승인 지각대사 엔닌(円仁)에 의해 개산되었다고 전해진다. 그는 꿈에서 북쪽의 땅에 영산을 열라는 계시를 받고 이곳에 도착하여, 지장보살을 모시고 사찰을 세웠다. 이후 오소레산은 죽은 자의 영혼이 모이는 곳으로 여겨지며, 일본 3대 영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japan.happierlife.jp)

특히 매년 7월 20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오소레산 대제'는 많은 이들이 찾는 행사로, 이 기간 동안 '이타코'라 불리는 무녀들이 죽은 자의 영혼을 불러내어 살아있는 이들과 소통하는 '구치요세' 의식을 행한다. 이타코는 주로 시각장애를 가진 여성들로, 엄격한 수련을 통해 영혼과 교감하는 능력을 익힌다. 이러한 전통은 현대에도 이어져,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들이 위로를 얻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myaomoriguide.com)

오소레산의 또 다른 매력은 그곳에서 솟아나는 온천이다. '약사탕(薬師湯)', '냉탕(冷の湯)', '고타키탕(古滝の湯)', '하나소메탕(花染の湯)', '신타키탕(新滝の湯)' 등 다섯 개의 온천이 있으며, 각각 신경통, 류머티즘, 위장병 등 다양한 효능이 있다고 전해진다. 참배자들은 이 온천에서 몸을 정화하며, 마음의 안식을 찾는다. (japan.happierlife.jp)

오소레산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다. 이곳은 삶과 죽음, 지옥과 극락, 현실과 영혼의 세계가 교차하는 신성한 장소로, 방문하는 이들에게 깊은 성찰과 평온을 선사한다. 그 황량하면서도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우리는 인간 존재의 본질과 삶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