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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의 중심부, 번화한 도시의 소음과 분주함에서 벗어나, 서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한적한 정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은 오사카성의 서쪽에 자리한 니시노마루 정원으로, 사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장소이다.
봄이 오면, 정원은 벚꽃의 향연으로 물든다. 수백 그루의 벚나무가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리며, 연분홍빛 꽃잎이 하늘을 수놓는다. 바람이 불면 꽃잎이 흩날려 마치 분홍빛 눈이 내리는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이 시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벚꽃 아래에서 돗자리를 펴고 앉아,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도시락을 나누며 봄의 정취를 만끽한다.
여름이 되면, 정원은 푸르른 녹음으로 가득 찬다. 울창한 나무들이 뜨거운 햇살을 가려주며, 시원한 그늘을 제공한다. 연못에는 연꽃이 피어나고, 그 위로 잠자리들이 날아다닌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곳곳에 놓인 벤치에서 독서를 하거나 사색에 잠긴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여름밤에는 반딧불이 반짝이며, 정원은 마치 동화 속 세상처럼 변한다.
가을이 오면, 단풍이 정원을 붉게 물들인다. 단풍나무의 잎이 붉고 노랗게 변하며,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이 산책로를 수놓는다. 이 시기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붐비며, 각자의 카메라에 가을의 아름다움을 담으려 한다. 정원의 연못에 비친 단풍은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하며, 물 위에 떠다니는 낙엽은 한 폭의 그림 같다.
겨울이 되면, 정원은 고요한 아름다움을 지닌다. 나뭇가지에 쌓인 눈이 햇빛에 반짝이며, 차가운 공기가 코끝을 스친다. 이 시기에는 방문객이 적어, 조용히 산책하며 사색에 잠기기 좋다. 눈 덮인 정원의 풍경은 마치 흑백 사진처럼 담백하면서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니시노마루 정원은 오사카성의 서쪽에 위치하여, 정원 어디에서나 성의 웅장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해 질 무렵, 석양에 물든 성의 모습은 장관이다. 정원 내에는 전통적인 일본식 정자와 다실이 있어, 차를 마시며 정원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곳곳에 배치된 석등과 조각상들은 정원의 분위기를 한층 더해준다.
이 정원은 단순한 공원이 아니라, 오사카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장소이다. 과거에는 성의 방어를 위한 공간이었지만, 현재는 시민들의 휴식처로 사랑받고 있다. 정원을 거닐다 보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오사카의 번화한 거리에서 잠시 벗어나, 이곳에서 자연과 역사를 함께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