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도쿄의 번잡함에서 한 걸음 발을 들이면, 그곳에는 시간의 흐름이 조용히 숨 쉬는 장소가 있다. 시나가와구 오이의 한 구석, 푸른 정원 속에 조몬 시대의 기억이 조용히 누워 있다. 이곳은 오모리 패총 유적 정원이다. 1877년, 미국의 동물학자 에드워드 S. 모스 박사가 기차 창문에서 우연히 발견한 이 땅은, 일본 고고학의 새벽을 알리는 장소가 되었다.
정원의 입구를 지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모스 박사의 흉상이다. 그의 온화한 미소는 먼 이국에서 이 땅에 매료된 열정을 지금까지 전해주고 있다. 그 옆에는 패총의 단면 표본이 전시되어 있고, 여러 겹으로 쌓인 조개껍데기 층이 조몬인들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중앙의 ‘조몬의 광장’에서는 30분마다 미스트가 분사되어 여름 더위를 식혀준다. 아이들이 환성을 지르며 뛰노는 모습은 현대와 고대가 교차하는 이곳만의 풍경이다. 광장 안쪽에는 ‘지층의 회랑’이 있어, 패총의 지층을 본뜬 벽이 방문객을 조몬의 세계로 이끈다.
정원 안을 걷다 보면, 곳곳에 조몬 시대의 생활을 전하는 전시물이 흩어져 있다. 움집 모형이나 토기, 석기, 장신구 등이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재현하고 있다. 또한, 패총 학습 광장에서는 조몬인이 어떻게 자연과 공생했는지를 배울 수 있다.
이 정원은 단순한 유적 보존지가 아니라, 현대 도시 생활 속에서 고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사계절마다 꽃들이 만개하여 방문객들에게 평온함을 준다. 이곳에 서면, 조몬인들이 올려다보았을 하늘과 같은 하늘을 공유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오모리 패총 유적 정원은 과거와 현재가 조용히 공존하는 장소다. 도시의 소음을 떠나 고대의 바람을 느끼고 싶을 때, 꼭 한 번 방문해 보길 바란다. 그곳에는 시간을 초월한 이야기가 조용히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