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이 곤피라구

교토시 히가시야마구에 위치한 신사로, 악연을 끊고 좋은 인연을 맺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것이 당신이 말한 그것...   Ellen Explor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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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 동산구 한적한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 자리한 안이 금비라궁(安井金比羅宮)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 신사는 악연을 끊고 좋은 인연을 맺는 곳으로 널리 알려져, 수많은 이들이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새로운 시작을 기원하러 찾아옵니다.

신사의 중심에는 '인연 끊기·인연 맺기 비석'이라 불리는 거대한 돌이 서 있습니다. 이 비석은 높이 1.5미터, 너비 3미터에 이르며, 중앙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참배객들은 이 구멍을 통해 소원을 빌며 통과하는 독특한 의식을 행합니다. 먼저 본전에서 참배를 마친 후, 자신의 소원을 적은 '형대(形代)'라는 종이를 손에 쥐고, 비석의 앞면에서 뒷면으로 구멍을 통과하며 악연을 끊기를 기원합니다. 그 다음, 뒷면에서 앞면으로 다시 통과하며 좋은 인연을 맺기를 소망합니다. 마지막으로 형대를 비석에 붙이며 의식을 마무리합니다. 이러한 의식은 단순한 연인 관계뿐만 아니라, 나쁜 습관이나 질병 등 다양한 악연을 끊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행해집니다.

안이 금비라궁의 역사는 깊습니다. 천지 천황 시대(668~671년)에 후지와라 가문의 번영을 기원하며 후지와라 가마타리가 창건한 '후지데라'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곳은 아름다운 등나무 꽃으로 유명하여 '후지데라'로 불렸습니다. 평안 시대에 이르러, 스토쿠 천황이 이곳을 사랑하여 애첩인 아와노 나이시를 거주하게 하였고, 자주 방문하였습니다. 그러나 보겐의 난(1156년)에서 패배한 스토쿠 상왕은 사누키(현재의 가가와 현)로 유배되어 그곳에서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그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아와노 나이시는 후지데라 관음당에 직접 그린 존상을 모시고, 머리카락을 묻은 무덤을 세웠습니다. 이것이 안이 금비라궁의 기원으로 전해집니다.

신사 경내에는 '구시즈카(櫛塚)'라는 특별한 장소도 있습니다. 이곳은 오래된 빗을 공양하기 위해 세워진 무덤으로, 매년 9월 네 번째 월요일에 '구시마쓰리(櫛祭)'가 열립니다. 이 축제에서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시대의 헤어스타일을 재현한 여성들이 행렬을 이루며 기온 지역을 행진합니다. 이는 미용과 패션의 역사를 기리는 행사로, 교토의 전통과 문화를 엿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입니다.

안이 금비라궁은 단순한 신사가 아닙니다. 이곳은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루며, 방문객들에게 마음의 평온과 새로운 시작을 위한 용기를 주는 장소입니다. 교토의 고즈넉한 골목길을 따라 이곳을 찾아,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새로운 인연을 기원해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