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도쿄의 번잡함을 벗어나 시오도메의 고층 빌딩 숲 한켠에 발을 들이면, 그곳에는 시대를 초월한 이야기가 조용히 숨 쉬고 있다. 카렛타 시오도메 지하 2층, 애드뮤지엄 도쿄. 이곳은 일본 유일의 광고 전문 박물관으로, 에도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광고 역사가 약 33만 점에 달하는 소장 자료와 함께 전시되어 있다.
관내에 한 걸음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다채로운 히키후다(광고 전단)와 니시키에(다색 목판화)들이다. 에도의 상인 문화가 꽃피던 시대, 상인들은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담은 광고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한 장 한 장에는 당시의 생활과 풍속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어, 마치 시공을 초월해 에도의 거리 한복판에 서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더 안쪽으로 나아가면 메이지·다이쇼 시대의 포스터가 늘어선 구역으로 안내된다. 서양 문화의 물결이 밀려오고, 일본이 근대화의 길을 걷기 시작한 이 시기, 광고 역시 새로운 표현을 모색하고 있었다. 화려한 색채와 대담한 디자인이 더해진 포스터에서는 당시 사람들의 열기와 희망이 전해진다.
쇼와 시대 코너에는 추억의 TV 광고가 상영되는 시청 부스가 마련되어 있다. 가족이 둘러앉아 보내던 시간, 거실에 흘러나오던 그 멜로디와 캐치프레이즈가 되살아나, 저절로 흥얼거리게 된다. 시대를 넘어 사람들의 마음에 남는 광고의 힘을 새삼 느끼게 되는 순간이다.
그리고 현대 전시로 나아가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인터랙티브 광고나 사회 문제를 날카롭게 파고든 캠페인 등, 다양해지는 광고의 세계가 펼쳐진다. 정보가 넘쳐나는 현대에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것인가, 그 도전이 엿보인다.
애드뮤지엄 도쿄는 단순한 광고 전시에 그치지 않고, 시대별 사회적 배경과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삶을 비추는 거울과 같은 존재이다. 이곳을 방문함으로써 우리는 과거에서 현재,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광고의 여정을 체험하고, 새로운 발견과 감동을 만날 수 있다.
도시의 소음을 잊고, 조용히 시간을 거슬러 오르는 이곳에서, 당신도 광고가 엮어내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