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메 신마치의 오이도 우물

역사와 삶이 깃든 무사시노 대지 최대 마이마이즈 우물

About

아오메시 신마치의 조용한 주택가 한켠에는 세월의 흐름을 넘어 서 있는 ‘오이도’가 있다. 이 우물은 무사시노 대지의 물 사정이 어려웠던 시절, 사람들이 지혜와 노력으로 힘을 모아 만든 마이마이즈 우물의 한 예이다.

마이마이즈 우물이란, 지표면에서 절구 모양으로 파내려가 그 바닥에 다시 수직의 우물을 만든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형태는 달팽이(마이마이)의 껍질을 닮은 데서 이름이 붙여졌다. 오이도는 동서 약 22미터, 남북 약 33미터, 깊이 약 7미터로, 마이마이즈 우물 중에서도 최대급 규모를 자랑한다. 그 바닥에서는 추가로 깊이 약 15미터의 원통형 우물이 파여져 지하수층에 도달하고 있다. (city.ome.tokyo.jp)

이 우물이 파여진 정확한 시기는 확실하지 않으나, 가마쿠라 시대에서 무로마치 시대에 걸친 것으로 추정된다. 우물 바닥에서는 남북조 시대에서 무로마치 시대에 걸친 이타비 조각이 출토되어 그 깊은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에도 시대 초기인 1611년(게이초 16년), 시모모로카무라의 토호였던 요시노 오리베노스케 등이 신마치무라 개발을 시작할 때, 이 우물은 대규모 개수를 받아 시오노가의 우물로 이용되었다. 우물 바닥 부근에서는 1770년(메이와 7년)의 연호와 ‘영대불절천’이라는 묵서가 있는 원문석이 출토되어, 에도 시대를 통해 사용되었음이 밝혀지고 있다. (tokyo-trip.org)

그러나 18세기 중엽까지 사용되던 이 우물도 어떤 이유로 매몰되어 오랜 세월 잊혀져 있었다. 1990년대에 들어 발굴 조사가 이루어졌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복원 정비가 진행되었다. 현재는 오이도 공원 내에 정비되어, 방문객들에게 그 웅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공원 내에는 봄이면 형형색색의 모란이 만개하고, 여름에는 친수 시설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기는 등 지역 주민들의 휴식처로 사랑받고 있다. (city.ome.tokyo.jp)

오이도 주변에는 한때 고아오메 가도와 이마데라미치(치치부미치)라는 두 개의 옛길이 교차하고 있었으며, 길을 오가는 사람들과 여행자들의 목을 축이는 중요한 수원이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이곳에 서면, 먼 옛날 여행자들이 이 우물에서 물을 길어 한숨 돌리던 정경이 눈앞에 떠오른다. 우물의 나선형 길을 내려가며 선인들의 지혜와 노력을 떠올리면, 시대를 초월한 사람들의 삶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아오메 신마치의 오이도는 단순한 우물이 아니라,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생활의 증거로서 지금도 조용히 그 존재를 드러내고 있다. 방문하는 이들에게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로서의 역할을 하며, 무사시노 대지의 역사를 전하는 소중한 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