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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치구 니시호키마의 조용한 주택가를 걷다 보면,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는 쇼킹핑크색 단독주택이 있다. 주변의 차분한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른 이 건물은 마치 이차원으로 통하는 입구처럼 서 있다. 이곳은 ‘아사쿠라 갤러리’, 아티스트 츠지 슈헤이의 창조 세계가 펼쳐지는 장소다.
현관문을 열면, 그곳에는 핑크색 일색의 공간이 펼쳐진다. 벽, 바닥, 천장, 심지어 화장실과 욕실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핑크로 물들어 있고, 수많은 작품들이 빼곡하게 진열되어 있다. 천장에는 봉제인형이나 과자 포장이 매달려 있고, 바닥에는 그림과 오브제가 넘쳐나 마치 꿈속에 길을 잃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츠지 슈헤이는 어린 시절부터 그림 그리기에 열정을 쏟으며 독학으로 창작 활동을 이어왔다. 그의 작품은 애니메이션과 팝컬처에서 영향을 받은 큰 눈의 소녀나, 피를 토하는 아기 ‘토혈 베이비’ 등 독특한 세계관을 지닌다. 이러한 작품들은 그의 순수한 ‘카와이이’에 대한 추구심에서 탄생했다.
한때는 근처 초등학생들의 아지트였던 이 갤러리도, 현재는 방문객의 연령층이 넓어져 팝아트와 카와이이 문화에 관심을 가진 젊은이들이 찾아오게 되었다. 츠지는 작품을 통해 방문객들에게 놀라움과 기쁨을 계속해서 제공하고 있다.
이 핑크색 저택은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니라, 츠지 슈헤이의 열정과 창의력이 가득 담긴 살아있는 예술 그 자체다. 방문하는 사람은 일상의 틀을 넘어선 비일상적인 세계를 접하며, 마음이 흔들리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