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노 사카호코

다카치호 봉우리 정상의 신성한 유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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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새벽, 안개가 자욱한 산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어느덧 하늘과 맞닿은 듯한 곳에 이르게 된다. 그곳은 바로 일본 미야자키현 다카치호미네의 정상, 천의 역창(天の逆鉾)이 우뚝 서 있는 신비로운 장소이다.

이곳은 일본 신화에서 신들이 하늘에서 내려와 처음으로 발을 디딘 곳으로 전해진다. 천손강림의 전설에 따르면, 니니기노미코토가 이 땅에 내려와 하늘의 역창을 땅에 꽂았다고 한다. 그 창은 지금도 산 정상에 서서, 하늘을 향해 거꾸로 솟아 있다.

산을 오르는 길은 험난하지만, 그 길목마다 피어나는 미야마키리시마 철쭉이 등산객을 반긴다. 5월 말에서 6월 중순 사이, 산의 6합목 부근은 이 철쭉으로 붉게 물들어, 마치 신들의 정원에 들어선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kanko-miyazaki.jp)

정상에 도착하면, 발아래로 펼쳐지는 광활한 풍경이 숨을 멎게 한다. 멀리 사쿠라지마의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도 볼 수 있으며, 일출과 일몰의 장관은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한다.

이곳은 또한 역사적인 인물들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에도 시대 말기, 사카모토 료마와 그의 아내 오료가 일본 최초의 신혼여행지로 이곳을 찾았다고 전해진다. 그들은 이곳에서 하늘의 역창을 뽑아보는 등, 특별한 추억을 남겼다.

산 아래에는 기리시마 히가시 신사가 자리하고 있다. 이 신사는 이자나기노미코토와 이자나미노미코토를 모시며, 하늘의 역창을 신보로 간직하고 있다. 신사로 오르는 길은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마치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신화와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성스러운 장소이다. 산을 오르며 느끼는 바람, 숲의 향기, 그리고 정상에서 마주하는 광경은, 이곳이 왜 신들의 땅으로 불리는지 깨닫게 해준다.

미야자키현 다카치호미네의 정상, 하늘의 역창이 서 있는 이곳은, 신화와 자연, 그리고 인간의 역사가 어우러진 특별한 장소이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모두 그 신비로움에 매료되어, 다시금 발걸음을 옮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