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린잔 다루마사

역사와 신앙, 달마 인형의 성지

About

군마현 다카사키시의 하나다카마치, 우스이강 변에 자리 잡은 쇼린잔 다루마사는 고요함과 역사가 교차하는 곳이다. 이 땅의 이야기는 에도 시대 엔포 연간(1673~1681)에 내린 큰비와 홍수로 우스이강이 범람하던 중, 마을 사람들이 강가에서 검게 빛나는 거목을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그들이 이 영목을 관음당에 모셨더니, 자줏빛 안개가 드리우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나 마을 사람들은 길조의 징조라고 기뻐했다.

같은 시기, ‘이치랴쿠코지’라는 수도승은 꿈에서 달마대사로부터 “내 모습을 조각하라. 조각할 나무는 하나다카에 있다”는 계시를 받았다. 그는 하나다카를 찾아 마을 사람들에게 영목 이야기를 듣고, 그것이 바로 달마대사의 계시에 나온 나무임을 확신해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렸다. 이치랴쿠코지는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하여 ‘일도삼례’의 예로 정성을 다해 달마대사의 좌선상을 조각했다. 그러나 그 불상이 기존 관음당의 감실에는 들어가지 않아 곤란해하던 중, 다시 한 번 큰비가 쏟아져 또다른 큰 나무가 떠내려왔다. 그 나무로 새 감실을 만들자 달마상이 꼭 맞게 들어가 관음상 옆에 모실 수 있게 되었다.

이 신앙심에서 태어난 달마대사의 상은 마을 사람들 사이에 평이 널리 퍼졌고, 관음당 주변은 ‘달마 출현의 영지’로서 ‘쇼린잔’이라 불리게 되었다. 이후 겐로쿠 10년(1697년), 마에바시 성주 사카이 우타노카미 타다타카 공이 미토 미츠쿠니 공의 신임을 받은 중국 승려 동고 신월 선사를 초대해, 쇼린잔 다루마사가 창건되었다.

경내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볏짚 지붕의 관음당이다. 이 건물은 창건 당시의 모습을 지금까지 전하며, 액막이·인연 맺기·안산·자녀 양육에 영험이 있다고 하여 많은 참배객들이 찾는다. 그 옆에는 다루마당이 있어, 고금동서의 다양한 달마(다루마) 인형이 가득 진열되어 있다. 여기서는 직접 달마 그림을 그리는 체험도 할 수 있어, 자신만의 오리지널 다루마를 만들 수 있다.

더욱이 경내를 더 들어가면, 독일의 세계적인 건축가 브루노 타우트가 쇼와 초기 이곳에 머물렀던 ‘센신테이’가 있다. 타우트는 이곳에서 일본 문화를 연구하며 그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렸다. 그가 남긴 “나는 일본 문화를 사랑한다”는 말이 새겨진 비석은 지금도 방문하는 이들의 마음을 울린다.

쇼린잔 다루마사에서는 매년 1월 6일부터 7일에 걸쳐 ‘나나쿠사 다이사이 다루마이치’가 열려 많은 참배객들로 북적인다. 이 축제는 약 320년 전부터 이어져 온 전통 행사로, 성대하게 성무의식(별제)이 봉행된다. 또한 경내의 단풍도 아름다워 가을이면 붉은 달마와 단풍이 어우러진 멋진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이곳을 찾으면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신앙이 살아 숨 쉬는 공간에 감싸여 마음이 맑아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쇼린잔 다루마사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방문하는 이들에게 깊은 감동과 평온을 전해주는 특별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