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주오하시 공원과 바쇼의 여정

마츠오 바쇼의 오쿠노호소미치 여행 출발지, 역사의 흔적과 하이쿠의 정취가 살아 숨 쉬는 공원

About

스미다강의 흐름이 조용히 일렁이는 센주오하시의 북단, 그곳에 조용히 자리 잡은 센주오하시 공원. 이곳은 겐로쿠 2년(1689년) 3월, 하이쿠의 성인 마츠오 바쇼가 『오쿠노호소미치』 여행을 시작한 바로 그 출발점이다.

공원 내에는 ‘야타테 시작의 비’가 세워져 있다. 야타테란 붓과 먹통이 결합된 휴대용 필기구로, 여행의 시작에 처음으로 붓을 드는 것을 ‘야타테 시작’이라고 부른다. 바쇼는 이곳에서 “가는 봄이여, 새는 울고 물고기의 눈에는 눈물이 고인다”라고 읊으며, 여행을 떠나는 심정을 표현했다. 이 구절은 지나가는 봄과 여행길에 나서는 쓸쓸함을, 새의 울음소리와 물고기 눈에 맺힌 눈물에 담아낸 것이다.

센주는 에도 시대 초기 닛코 가도의 첫 번째 역참 마을로 정비되어, 많은 여행자와 상인들이 오가는 번화한 마을이었다. 바쇼 또한 이곳에서 오슈·호쿠리쿠를 도는 약 600리(약 2,400km)의 여행을 시작했다.

공원 안에는 바쇼의 여정을 나타내는 ‘오쿠노호소미치 여정도’와, 가쓰시카 호쿠사이가 센주를 소재로 그린 ‘후가쿠 36경’의 안내판도 설치되어 있어, 방문객들에게 당시의 정경을 전하고 있다.

또한 센주오하시 공원에서 가까운 곳에는 바쇼의 좌상이 안치되어 있다. 이 상은 쇼와 49년(1974년) 센주오하시 북단에 ‘사적 오쿠노호소미치 야타테 시작의 비’가 세워진 것을 기념하여, 가와사키 야스코 씨가 아다치구에 기증한 것이다. 바쇼의 생가가 있는 이가우에노(미에현 이가시)에 하이세이덴이 건립될 때, 이가야키로 바쇼의 좌상이 제작되었고, 그 부상으로 구워진 것이다. 상의 원형은 노기 마레스케 장군의 조카인 하세가와 에이사쿠 씨의 작품으로, 무게는 약 400kg에 달한다.

더불어 센주 혼히카와 신사 경내에는 바쇼가 읊은 구절 “봄도 이제 점차 기운이 갖추어지는 달과 매화”가 새겨진 구비가 세워져 있다. 이 구비는 오쿠노호소미치 300년을 기념하여 헤이세이 3년(1991년)에 건립된 것이다. 원래 분큐 3년(1863년)의 구비가 본사 경내에 있었으나, 파손 방지를 위해 향토박물관으로 이전·보존되었다.

센주의 거리 풍경은 시대와 함께 변천해 왔지만, 바쇼가 여행을 떠난 이 땅에는 지금도 그의 자취가 짙게 남아 있다. 방문하는 이들은 이곳에서 바쇼의 여행에 대한 마음을 느끼고, 아득한 여정에 생각을 잠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