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생석

나스마치의 역사적 유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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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자욱한 아침, 나스의 산자락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땅에서 피어오르는 유황 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그 향을 따라가다 보면, 바위들이 흩어져 있는 황량한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이곳은 '살생석'이라 불리는 곳으로, 그 이름만으로도 섬뜩한 기운이 감돈다.

전설에 따르면, 이곳은 옛날 아름다운 여인이었던 다마모노마에가 여우 요괴로 변신하여 천황을 해치려다 실패하고, 이곳에서 돌로 변했다고 전해진다. 그녀의 원한이 서린 이 바위들은 지금도 독기를 내뿜으며, 주변의 생명을 위협한다고 한다.

바위 틈새로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그 사이로는 작은 온천이 흐른다. 뜨거운 물이 땅속에서 솟아나와, 주변의 이끼와 바위를 붉게 물들인다. 이곳의 물은 그 독성으로 인해 생명체가 살 수 없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은 여전히 빛을 발한다.

주변을 둘러보면, 곳곳에 경고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위험! 접근 금지!'라는 글귀가 방문객들에게 이곳의 위험성을 상기시킨다. 그러나 그 경고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아와 그 신비로운 분위기를 체험하고자 한다.

살생석 주변에는 작은 신사가 세워져 있다. 이 신사는 다마모노마에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지어진 것으로, 매년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아와 그녀의 영혼을 위로하고, 자신의 소원을 빌고 간다. 신사 주변에는 작은 나무판에 소원을 적어 매다는 에마가 가득 걸려 있어, 사람들의 간절한 바람이 이곳에 스며들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이곳을 방문한 이들은 그 신비로운 분위기와 전설에 매료되어, 마치 다른 세계에 온 듯한 기분을 느낀다. 살생석은 그 이름과 전설로 인해 두려움을 자아내지만, 동시에 그 독특한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으로 많은 이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이곳을 떠나며, 다시 한 번 뒤를 돌아보면, 안개 속에 희미하게 보이는 바위들과 연기가 어우러져 마치 꿈속의 한 장면처럼 느껴진다. 살생석은 그 전설과 함께, 자연의 신비로움을 간직한 채, 오늘도 그 자리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