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다의 오사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논

About

안개가 자욱한 새벽, 가고시마현 기리시마시의 한적한 들판에 서면, 시간의 흐름이 멈춘 듯한 고요함이 감돈다. 이곳은 '사나다의 오사다'로 불리는 땅으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수전(水田)으로 전해지는 신비로운 장소다.

전설에 따르면, 천손강림의 주인공인 니니기노미코토가 처음으로 이곳에서 벼를 심었다고 한다. 그의 아내인 코노하나사쿠야히메가 히코호호데미노미코토를 낳았을 때, 이 들판을 '사나다'라 명명했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신화는 이 땅이 일본 농경 문화의 시원지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시간이 흘러, 에도 시대의 명군인 시마즈 나리아키라 공이 이곳에 '다노카미'를 세웠다. 그 후, 다이쇼 4년(1915년)에 마을 사람들은 '사나다의 흔적'이라는 석비를 세워, 이 땅의 역사적 중요성을 기렸다. 쇼와 4년(1929년)에는 기리시마 신궁의 신전으로 영구히 보존되었으나, 농지법의 개정으로 한때 민유지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헤이세이 8년(1996년)에 다시 신궁의 신전으로 복원되어, 현재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매년 6월 초, 이곳에서는 '사나다의 오사다 오타우에 마츠리'가 열린다. 이 축제는 니니기노미코토가 처음으로 벼를 심은 전통을 기리며, 지역 주민들이 전통 의상을 입고 벼를 심는 의식을 재현한다. 이러한 모습은 일본의 원풍경을 떠올리게 하며, 풍작을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또한, 이 축제에서는 기리시마 가구라가 봉납되어, 신과 인간이 하나 되는 순간을 연출한다.

이곳에 서면,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듯한 감각에 사로잡힌다. 들판을 스치는 바람은 니니기노미코토의 숨결을 담고 있는 듯하고, 벼 이삭이 흔들리는 소리는 코노하나사쿠야히메의 자장가처럼 들린다. 이 땅은 단순한 농지가 아니라, 일본 신화와 역사의 무대이며, 세대를 넘어 전해지는 문화의 보고다.

사나다의 오사다에 발을 디디면, 우리는 일본 농경 문화의 뿌리를 느낄 수 있다. 이곳에서 자라는 벼 한 포기, 한 포기가 신들의 축복을 받은 듯하며, 그 속에서 우리는 자연과 인간, 그리고 신이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