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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테현 오쓰치마치의 한적한 언덕 위, 바람이 부드럽게 스치는 곳에 '바람의 전화'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2011년 3월 11일, 일본을 강타한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특별한 장소입니다.
하얀 문이 달린 작은 전화 부스 안에는 연결되지 않은 검은 다이얼 전화기가 놓여 있습니다. 이 전화기는 세상을 떠난 이들에게 마음을 전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슬픔과 그리움을 담아내는 매개체로, 실제로는 연결되지 않았지만, 마음을 전하는 통로로서의 역할을 합니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부스 안에 들어서서 수화기를 들고, 떠나간 이들에게 말을 겁니다. "잘 지내고 있니?" "그곳은 어떤가요?" 이러한 질문들과 함께, 마음속 깊은 곳에 묻어두었던 감정들을 털어놓습니다. 바람은 그들의 목소리를 부드럽게 감싸 안으며, 하늘로, 바다로, 그리고 저 너머로 흩어지게 합니다.
'바람의 전화'는 일본 작가 오가와 이토의 소설 『이 슬픔이 슬픈 채로 끝나지 않기를』에도 등장하며, 슬픔을 치유하는 공간으로 그려집니다. 이 소설은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들의 아픔과 그리움을 섬세하게 담아내며, '바람의 전화'를 통해 그들이 어떻게 위로를 얻는지를 보여줍니다. (yes24.com)
이곳은 단순한 추모의 장소를 넘어,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마음의 짐을 덜어내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바람은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눈물과 함께 슬픔을 씻어내며, 새로운 희망을 품게 합니다.
'바람의 전화'는 우리에게 슬픔을 나누고, 기억하며, 그리움을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줍니다. 이곳에서 사람들은 바람을 통해 사랑하는 이들과 다시 연결되고, 마음의 평온을 찾으며,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습니다.
이와테현 오쓰치마치의 언덕 위, '바람의 전화'는 오늘도 조용히 그 자리를 지키며, 찾아오는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