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타카 천명 반전 하우스

감각을 깨우는 색채와 독특한 건축의 주거 실험

About

도쿄 서쪽 교외, 미타카시의 조용한 주택가에 갑자기 나타나는 극채색의 건축물이 있다. 그것은 아라카와 슈사쿠와 매들린 긴스가 설계한 ‘미타카 천명 반전 주택’이다. 이 건물은 마치 아이가 그린 꿈의 세계가 현실이 된 것처럼 선명한 색채와 독특한 형태로, 방문하는 이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는다.

외관은 빨강, 파랑, 노랑, 초록 등 14가지 색상의 패널이 조합되어 있고, 각 방마다 다른 색채가 적용되어 있다. 그 배치는 철저하게 계산되어 있어 어디를 보아도 항상 6가지 이상의 색이 시야에 들어오도록 설계되어 있다고 한다. 이는 인간의 시각이 다양한 색채를 환경으로 인식하는 특성을 이용해, 자연 속에 있는 듯한 감각을 만들어내기 위한 장치이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더욱 놀라운 광경이 기다리고 있다. 바닥은 평평하지 않고, 물결치듯 기복이 있어 마치 모래사장을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불규칙한 바닥은 발바닥을 자극하여 신체의 감각을 일깨우고, 일상적인 동작에 새로운 인식을 가져다준다. 또한 구형이나 원통형의 방들이 조합되어 전통적인 주택의 개념을 뒤엎는 공간이 펼쳐진다.

이 주택의 설계 이념은 ‘죽지 않기 위한 주택’이라는 철학에 기반하고 있다. 아라카와 슈사쿠와 매들린 긴스는 건축이 인간의 신체와 정신에 미치는 영향을 깊이 고찰하여, 거주자가 자신의 가능성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는 공간을 창조했다. 예를 들어, 시각이나 촉각을 자극하는 색채와 형태, 신체의 균형 감각을 단련하는 바닥의 기복 등, 일상생활에서 무의식적으로 행하는 동작에 새로운 깨달음을 주는 장치가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이 건물은 헬렌 켈러에 대한 오마주로도 알려져 있다. 그녀처럼 시각이나 청각에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다른 감각을 예민하게 하여 세상을 느끼는 것처럼, 이 주택 역시 거주자들에게 새로운 감각의 문을 열어주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실제로 거주하는 사람들은 일상 속에서 자신의 신체와 마주하며, 새로운 발견을 거듭하고 있다고 한다.

미타카 천명 반전 주택은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선 존재이다. 그것은 인간의 가능성을 탐구하고, 일상 속에 놀라움과 발견을 가져다주는 장소이며, 방문하는 이에게 깊은 감명을 준다. 이 건물은 우리가 가진 감각과 신체의 사용법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일상생활에 새로운 색채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