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메구리 신사

에도의 전통과 고요함이 살아있는 역사 깊은 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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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시타마치, 스미다구 무코지마의 한 구석에는 고요함과 역사가 숨 쉬는 장소가 있다. 그곳이 바로 미메구리 신사이다. 경내에 발을 들이면 도시의 소란이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시간의 흐름이 느긋하게 느껴진다.

이 신사의 기원은 분명하지 않지만, 전승에 따르면 헤이안 시대 초기, 고보 대사가 이 땅에 다나카 이나리를 모신 것이 시작이라고 한다. 남북조 시대, 오미국 미이데라의 승려 겐케이가 황폐해진 사전을 재건하려 했을 때, 지하에서 흰 여우를 탄 노옹의 신상을 발견했다. 그때 어디선가 흰 여우가 나타나 신상 주위를 세 번 돌고 사라졌다고 한다. 이 신비로운 사건에서 ‘미메구리(三囲)’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전해진다.

에도 시대, 겐로쿠 6년(1693년)의 대가뭄 때, 하이인 다카라이 키카쿠가 이 신사에서 “소나기가 내리면 논을 둘러보는 신이라면”이라고 읊었고, 다음 날에는 단비가 내렸다는 일화가 남아 있다. 이 사건은 에도 전역에 퍼져 미메구리 신사의 명성을 높였다.

또한, 에도로 진출한 미쓰이가는 이 신사를 수호신으로 두텁게 신앙했다. ‘미메구리’의 ‘囲’(둘레 위) 자가 ‘井’(우물 정) 자를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미쓰이를 지킨다’고 해석되기도 했으며, 신사의 위치가 미쓰이가의 본거지에서 볼 때 귀문에 해당하여 귀문막이로 숭배되었다고도 전해진다. 현재도 미쓰이 그룹 각사의 신앙을 받고 있으며, 경내에는 미쓰코시 이케부쿠로점에서 이전된 사자상과, 미쓰이가의 선조를 모신 켄메이레이사가 자리하고 있다.

경내에는 전국적으로도 드문 삼주 도리이가 세워져 있으며, 교토 우즈마사의 키지마 신사에 있는 것이 원형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세 개의 구멍이 뚫린 등롱이나, 스미다강 칠복신의 오쿠니누시 신과 에비스 신을 모신 사전도 있어 방문객의 눈을 즐겁게 한다.

도시의 소란을 떠나, 역사와 고요함에 둘러싸인 미메구리 신사를 찾으면 마음이 정화되는 듯한 감각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곳에는 시대를 넘어 계승되는 신앙과 에도의 정취가 지금도 살아 숨 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