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수인 유적과 가마쿠라의 숨은 골짜기

아다치 가문과 중세 정원의 자취를 따라 걷는 고요한 역사문화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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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쿠라의 오기가야, 고요함에 감싸인 골짜기의 깊숙한 곳에, 한때 무량수인(무량사)이라 불렸던 사원이 자리하고 있었다. 지금은 그 흔적이 거의 남아 있지 않지만, 가마쿠라 역사문화교류관 부지 내에 그 자취가 조용히 숨 쉬고 있다.

이곳은 가마쿠라 막부 창설 이래 유력한 고케닌인 아다치 씨의 보리사로 알려져 있다. 『아즈마카가미』의 기록에 따르면, 분에이 2년(1265년) 6월 3일, 고 아키타조노스케 요시키요의 13주기 불사가 무량수인에서 거행되었다고 한다. 그때, 도사의 설법 중에 큰비가 내려 산 위의 임시 집이 무너지고, 두 명이 반쯤 죽은 상태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헤이세이 14년(2002년)의 발굴 조사에서는 가마쿠라 시대 후기의 연못 흔적과 주춧돌이 발견되어, 아다치 씨와 관련된 유구일 가능성이 지적되었다. 연못 중앙에는 나카노시마가 있고, 북쪽에는 취수를 위한 야리미즈가 딸려 있었다고 한다. 연못 안에서는 다량의 카와라케(토기)가 발견되었고, 연못 앞에는 주춧돌이 있는 건물의 흔적도 확인되었다. 이들의 연대에서 가마쿠라 시대 후기의 연못 흔적으로 추정되며, 가마쿠라의 중세 정원으로서는 가장 오래된 급에 속한다고 여겨진다.

이 골짜기는 무량사다니라 불리며, 근처에는 아다치 씨의 저택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에도 시대에는 도공 마사무네의 후예인 쓰나히로의 저택이 있었다고 전해지며, 무량사다니는 쓰나히로다니라고도 불렸다. 쓰나히로는 호조 우지쓰나로부터 무량사다니의 땅을 받아 우지쓰나의 한 글자를 하사받아 대대로 쓰나히로를 칭했다고 한다. 현재도 그 기술은 마사무네 공예로 계승되고 있다.

더불어, 이곳에는 칼을 만드는 장인을 수호하는 하이나리 신사가 모셔져 있었다고 하며, 다이쇼 8년(1919년)에는 이와사키 가문에 의해 아이즈치이나리로서 부흥되었다. 사사와 신여우상, 참도, 도리이 등이 정비되어 현재는 구즈하라오카 신사로 이전되어 있다.

가마쿠라 역사문화교류관 부지 내에는 이러한 역사를 말해주는 유구가 산재해 있다. 고요한 정원을 거닐다 보면, 한때의 무량수인의 흔적이 떠오르고, 아다치 씨와 도공 쓰나히로의 숨결이 느껴진다. 역사의 층이 겹겹이 쌓인 이곳에서, 과거와 현재가 조용히 교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