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코지 절, 신앙과 역사의 성지

니치렌 성인의 정신이 살아 숨쉬는 에노시마의 영적 명소

About

에노시마 전철의 에노시마역에 내리면, 눈앞에 우뚝 솟은 장엄한 산문이 시야에 들어온다. 그것은 적광산 류코지의 입구이며, 역사와 신앙이 숨 쉬는 장소로의 초대이다. 이곳은 한때 니치렌 성인이 처형당할 뻔했던 ‘류노쿠치 법난’의 무대로 알려져 있으며, 지금도 그 영기가 감돌고 있다.

경내에 발을 들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덴포 3년(1832년)에 세워진 대본당이다. 느티나무로 지어진 당당한 모습은 세월을 넘어 방문객을 맞이한다. 당내에는 니치렌 성인의 존상이 모셔져 있고, 그 주변에는 육로승의 상이 늘어서 있다. 이곳에는 니치렌 성인이 처형을 기다리며 앉았다고 전해지는 ‘시키카와이시’도 모셔져 있어, 역사의 무게를 느끼게 한다.

본당을 뒤로하고 경내를 걸으면, 메이지 43년(1910년)에 완성된 오중탑이 우뚝 솟아 있다. 가나가와현 내에서 유일한 본격적인 목조 오중탑으로, 그 우아한 모습은 방문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탑 내부에는 정교한 조각이 새겨져 있으며, 일본 건축의 정수를 모은 이 탑은 류코지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경내를 걷다 보면, 니치렌 성인이 유폐되었다고 전해지는 흙감옥이 조용히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1271년 9월 12일, 니치렌 성인이 처형을 기다리며 수용되었던 장소로, 그의 불굴의 정신을 지금까지 전하고 있다. 흙감옥 앞에는 한때 흰 동백나무의 거목이 있어, 가지 전체가 새하얗게 물드는 아름다운 광경이 펼쳐졌다고 한다. 현재는 그 모습을 볼 수 없지만, 뒷산 경사면에는 약 1,000그루의 동백나무가 만개하여, 이른 봄에는 ‘동백의 절’로서 많은 이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매년 9월 11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류노쿠치 법난회’에서는, 니치렌 성인이 처형장으로 향하던 도중, 노파로부터 올려진 검은 참깨의 보탄모치에 유래하여, ‘난제거의 보탄모치’가 참배객에게 나누어진다. 이 보탄모치는 재난을 피하는 길조의 음식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12일 저녁부터는 만등이 봉안되고, 문 앞에는 야시장이 늘어서며, 활기찬 분위기에 휩싸인다.

류코지는 니치렌 성인의 정신과 가르침을 계승하는 특별한 영적 본산이면서, 종파나 문화를 넘어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열린 장소이다. 법화경의 가르침에 기반한 신앙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하면서도, 역사적 가치를 지키며, 자연이 풍요로운 환경 속에서 쇼난·후지사와·에노시마 지역 문화와 사람들과 함께 걸으며, 미래로 이어지는 시간을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다.

이곳을 방문함으로써, 니치렌 성인의 불굴의 정신과 자비로운 마음을 접하고, 마음의 평온과 새로운 빛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류코지는 과거에서 현재,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방문하는 모든 이들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빛나는 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