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쿠메이칸 옛터

메이지 시대 서양화의 상징적 유산,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도쿄 지요다구의 역사적인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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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비야의 소란 속에서, 한때의 영화를 조용히 이야기하는 장소가 있다. 그것은 한때 ‘로쿠메이칸’이 우뚝 서 있던 땅, 현재의 지요다구 우치사이와이초 1초메 1번지 부근이다. 이곳은 메이지 시대 일본이 서양화의 길을 걷기 시작한 상징적인 장소이며, 지금도 그 역사의 메아리가 느껴진다.

1883년, 외무경 이노우에 가오루의 주도로 영국인 건축가 조시아 콘도르의 설계로 지어진 로쿠메이칸은 벽돌로 지어진 2층 서양식 건물이었다. 그 화려한 무도회와 야회는 당시 상류층과 외국 귀빈들을 매료시키며, 일본의 서양화 정책의 중심지로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그 화려함 이면에는 일본의 전통과 서양 문화 사이에서 흔들리는 사람들의 갈등이 있었다.

현재 이곳에는 고층 빌딩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어, 옛 모습은 희미해졌다. 그러나 한때 로쿠메이칸의 터에는 ‘로쿠메이칸 터’라는 비석이 세워져 있었다. 이 비석에는 “여기는 원래 사쓰마의 의상 저택 터였으며, 그 검은 문은 전쟁 전까지 국보였다. 그 안에 메이지 16년에 로쿠메이칸이 세워져 이른바 로쿠메이칸 시대의 발상지가 되었다”고 새겨져 있다. 이 비석은 2022년 11월경 재개발에 따라 철거되었지만, 그 존재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있다. (visit-chiyoda.tokyo)

이곳을 방문하면 현대의 빌딩 숲 속에서 한때의 화려했던 시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히비야 공원의 푸르름이나 제국 호텔의 중후한 자태가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가 되고 있다. 이곳에 서면 메이지 시대 사람들이 꿈꿨던 미래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걷는 길이 교차하는 순간을 느낄 수 있다.

로쿠메이칸의 역사는 일본이 서양 문화를 받아들이고 자국의 정체성을 모색하던 시대의 상징이다. 그 터에 서는 것으로 우리는 과거의 교훈과 마주하고 미래로 가는 길을 생각할 계기를 얻을 수 있다. 히비야의 한 구석에 자리한 이 장소는 시대의 흐름을 넘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이야기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