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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만 한가운데, 가와사키시 앞바다 약 5킬로미터 해상에 지름 약 200미터의 원형 인공섬이 조용히 떠 있다. 그 이름은 ‘바람의 탑’이다.
이 섬 위에는 크고 작은 두 개의 탑이 우뚝 솟아 있다. 높이 90미터의 대탑과 75미터의 소탑. 두 탑 모두 12도의 경사를 가지고 있으며, 비스듬히 잘린 원통형 디자인은 마치 요트의 돛이 바람을 받아 부풀어 오른 듯한 인상을 준다.
이 독특한 형태는 단순한 미관을 위한 것이 아니다. 도쿄만에 부는 남북 방향의 바람을 이용해 두 탑 사이에 바람의 흐름을 만들어, 해저 터널 내의 환기 효율을 높이기 위한 공기역학에 기반한 설계이다.
탑의 외벽은 군청색과 흰색의 폭 10미터 줄무늬 무늬로 장식되어 있다. 이는 하네다공항을 이착륙하는 비행기나 도쿄만을 오가는 선박에서의 시인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다.
바람의 탑은 도쿄만 아쿠아라인 해저 터널 부분의 중앙에 위치하며, 터널 내 공기를 교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대탑은 신선한 공기를 터널 내부로 보내고, 소탑은 터널 내부의 오염된 공기를 배출한다.
이 인공섬은 터널 건설 시에는 실드머신의 발진 기지로도 이용되었으며, 완공 후에는 환기 시설로 가동되고 있다.
일반인이 이 섬에 발을 들일 수는 없지만, 도쿄만을 항해하는 배나 하네다공항을 이착륙하는 비행기의 창문을 통해 그 독특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바람의 탑은 도쿄만의 풍경에 녹아들면서도, 그 존재감을 계속해서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