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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번잡함을 벗어나 요요기우에하라의 조용한 주택가를 걷다 보면, 갑자기 이국적인 바람이 뺨을 스친다. 그곳에 우뚝 서 있는 것은 오스만 튀르크의 전통미를 입은 장엄한 건축물, 도쿄 자미이다. 푸른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미나렛(첨탑)은 마치 하늘과 땅을 잇는 다리처럼, 방문객을 이세계로 이끈다.
이곳에 최초의 예배당이 세워진 것은 1938년이다. 러시아 혁명의 혼란을 피해 일본에 도착한 타타르인들이 신앙의 근거지로 세운 도쿄 회교 예배당이 그 시작이었다. 시간이 흐르며 노후화된 건물은 2000년에 터키 공화국의 지원을 받아 현재의 도쿄 자미로 새롭게 태어났다. 그 건설에는 터키에서 약 100명의 장인이 일본에 와서 전통적인 기법을 활용해 세밀한 부분까지 정성스럽게 완성했다고 한다. (tokyocamii.org)
입구를 지나면 눈앞에 펼쳐지는 것은 숨이 멎을 듯한 아름다움의 세계다. 흰색과 파란색을 기본으로 한 벽면에는 정교한 아라베스크 무늬가 새겨져 있고, 스테인드글라스에서 들어오는 빛이 바닥에 다채로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천장을 올려다보면 중앙의 대형 돔을 둘러싼 여섯 개의 반돔이 마치 우주의 조화를 상징하듯 배치되어 있다. 이 장식들은 단순한 아름다움을 넘어 이슬람의 우주관과 신앙의 깊이를 이야기한다. (tokyocamii.org)
예배당 바닥을 덮고 있는 카펫은 터키의 전통적인 수제 직물로, 그 부드러운 촉감이 발끝에서부터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벽면에는 꾸란의 한 구절과 예언자 무함마드의 말씀이 아름다운 서예로 그려져 있어 방문객에게 조용한 경건함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장식들은 시각적인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신앙의 가르침을 일상 속에서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한다. (tokyocamii.org)
도쿄 자미는 예배의 장소이자 동시에 문화 교류의 거점으로도 기능하고 있다. 1층의 다목적 홀에서는 이슬람 문화나 터키의 전통을 소개하는 전시와 강연이 정기적으로 개최되어 방문객들에게 이문화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할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병설된 할랄 마켓에서는 터키와 중동의 식재료와 공예품이 진열되어 오감을 통해 이국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tokyocamii.org)
이곳은 신앙의 경계를 넘어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 예배 시간이 아니라면 견학자도 내부를 둘러보고 그 아름다움과 고요함을 만끽할 수 있다. 특히 주말에는 가이드 투어가 진행되어 이슬람의 가르침이나 건축의 배경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다. (tokyocamii.org)
도쿄의 한 구석에 이토록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것은 도시의 다양성과 관용을 상징한다. 도쿄 자미는 신앙과 문화, 역사와 미래가 교차하는 장소로서, 방문하는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시각과 감동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