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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기타구의 고요한 수변에 자리한 구 이와부치 수문, 통칭 ‘아카스이몬’(붉은 수문)은 세월의 흐름을 넘어 지금도 여전히 그 위엄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다이쇼 13년(1924년)에 완공된 이 수문은 아라카와와 스미다강의 분기점에 위치해, 수도 도쿄를 홍수로부터 지키는 요새로서 건설되었습니다. 선명한 붉은색의 문은 오랜 세월 동안 지역 주민들에게 사랑받으며, 풍경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있습니다.
이 수문의 설계를 맡은 이는 파나마 운하 건설에도 참여했던 아오야마 아키라입니다. 그의 지휘 아래 8년에 걸쳐 만들어진 이 수문은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의 선구적인 건축물로, 당시의 최첨단 기술이 집약되어 있습니다. 전체 길이 약 62미터, 폭 9미터의 게이트가 5개 나란히 늘어서 있는 모습은 마치 거대한 요새처럼 당당합니다.
쇼와 57년(1982년)에 하류에 새로운 수문(아오스이몬, 푸른 수문)이 완공되면서 아카스이몬은 그 역할을 마쳤으나, 역사적 가치로 인해 보존이 결정되었습니다. 2024년에는 국가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그 존재감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수문 바로 옆에는 ‘아라카와 아카스이몬 녹지’가 펼쳐져 있어, 방문객들에게 휴식의 공간을 제공합니다. 이곳에는 조각가 아오노 마사시의 작품 ‘달을 쏘다’가 설치되어, 흐르는 강을 배경으로 ‘형태 있는 것의 사라져가는 시간’을 느끼게 하는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쇼와 13년부터 개최된 ‘전일본 풀베기 선수권’을 기념한 ‘풀베기의 비’도 세워져, 한때의 번영을 지금까지 전하고 있습니다.
아카스이몬의 상부는 보행자와 자전거 전용 다리로 개방되어 있으며, 강으로 둘러싸인 나카노시마로 건너갈 수 있습니다. 이 다리에서 바라보는 아라카와 상류의 경치는 사계절마다 다양한 표정을 보여주며, 방문객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밤이 되면 아카스이몬은 라이트업되어, 붉은 문이 어둠 속에 떠오릅니다. 특히 벚꽃철에는 주변의 벚꽃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내어 많은 사람들이 찾습니다.
구 이와부치 수문은 단순한 치수 시설이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상징하는 존재입니다. 그 당당한 모습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로서,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