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테레 대시계

미야자키 하야오의 환상적 기계식 시계

About

도쿄 시오도메의 고층 빌딩 숲 속에서 유난히 눈길을 끄는 거대한 기계식 시계가 있다. 그것은 일본 TV 본사 빌딩 벽면에 설치된 ‘닛테레 대시계’이다. 이 시계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디자인을 맡아 2006년에 완성되었다. 높이 약 12미터, 너비 약 18미터라는 압도적인 규모로, 1,228장의 동판을 한 장 한 장 정성스럽게 가공하여 만들어졌다.

시계의 중앙에는 시간을 표시하는 큰 문자판이 있고, 그 주위에는 무수한 기어와 파이프, 나사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마치 생명체처럼 이 부품들이 유기적으로 배치되어, 보는 이들을 지브리의 환상적인 세계로 이끈다. 특히 시계의 오른쪽에는 대장장이 일족이 살고 있으며, 움직임의 힘을 관장한다. 한편 왼쪽에는 종의 일족이 있어, 소리를 관장한다. 이 두 힘이 중앙의 시계 부분으로 흘러들어가 시간을 알리는 구조가 되어 있다.

정해진 시간이 되면 기계장치가 움직이기 시작하고, 음악과 함께 시계의 주민들이 일제히 활동을 시작한다. 대장장이 장인과 제자들이 망치를 휘두르고, 종의 일족이 조율을 하며, 전체가 하나의 웅장한 퍼포먼스를 펼친다. 이 연출은 평일에는 12시, 15시, 18시, 20시에, 주말과 공휴일에는 10시, 12시, 15시, 18시, 20시에 진행되며, 각 회는 약 3분 전부터 시작된다.

닛테레 대시계의 디자인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연상시킨다. 실제로 시계의 하단 형태나 전체적인 분위기가 영화에 등장하는 움직이는 성과 비슷하다고 많은 팬들이 지적하고 있다. 이는 미야자키 감독이 같은 시기에 두 작품을 동시에 작업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공통점이 생긴 것일지도 모른다.

시계 아래에는 닛테레의 오리지널 굿즈를 판매하는 ‘닛테레야’가 있으며, 지브리 관련 상품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또한 근처에는 유리로 된 스튜디오 ‘제로스타’가 있어, 외부에서 생방송 현장을 견학할 수도 있다.

닛테레 대시계는 도시의 소란 속에서 잠시 꿈과 환상을 제공해주는 존재이다. 그 정교한 기계장치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독특한 세계관이 융합된 이 시계는,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계속해서 선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