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코기리야마, 시간의 흔적을 품은 산

신앙과 산업, 자연이 어우러진 장대한 절경의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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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소 반도의 남서쪽, 도쿄만을 내려다보는 곳에 톱니처럼 날카롭게 이어진 산들이 우뚝 솟아 있다. 그 이름도 노코기리야마(톱산). 해발 329미터의 이 산은 예로부터 사람들의 신앙과 산업의 무대가 되었으며, 지금도 그 역사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노코기리야마의 기원은 약 600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해저에 퇴적된 화산재와 진흙이 지각 변동에 의해 융기하여 응회질 사암의 산이 되었다.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바람과 비가 부드러운 부분을 깎아내고, 단단한 암석이 톱날처럼 독특한 능선을 형성했다. 이 지질학적 기적이 후에 ‘보슈석’으로 알려진 양질의 석재를 만들어내어, 에도 시대부터 쇼와 시대에 걸쳐 건축과 항만 정비에 널리 사용되었다.

산의 남쪽 경사면에는 신키 2년(725년), 쇼무 천황의 칙원에 의해 교기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일본사가 펼쳐져 있다. 경내에는 안에이 9년(1780년), 제9세 고가구덴 선사의 발원으로 오노 진고로 에이레이와 그 문하생 27명이 21년에 걸쳐 조각한 1,553체의 나한 석상군이 자리하고 있다. 한 체도 같은 얼굴이 없는 이 석불들은 인간의 희로애락을 비추며, 방문하는 이들의 마음을 울린다. 또한 쇼와 41년(1966년)에는 전몰자와 교통 희생자의 위령을 위해 6년에 걸쳐 높이 30.3미터의 백척관음이 암벽에 새겨졌다.

산 정상 부근에 위치한 ‘지옥노조키’는 깎아지른 암반이 튀어나와 발아래 펼쳐진 도쿄만과 미우라 반도, 멀리 후지산까지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절경 명소이다. 그 이름처럼 발밑에 펼쳐진 심연을 들여다보는 감각은 마치 지옥을 들여다보는 듯한 스릴을 선사한다.

노코기리야마는 신앙과 산업, 그리고 자연의 아름다움이 융합된 장소이다. 그 역사와 경관은 방문하는 이들에게 깊은 감동과 경외심을 안겨준다.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이야기 속에 생각을 잠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