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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쿄구 네즈의 조용한 주택가 한 모퉁이에, 조용히 자리 잡은 계단이 있다. 이름하여 ‘오바케 계단’이다. 언뜻 보기에는 아무런 특징도 없는 이 계단은, 오르내릴 때 계단 수가 다르다는 신기한 소문으로 알려져 있다. 오를 때는 40계단, 내려갈 때는 39계단. 이 기묘한 현상이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해왔다.
한때 이 계단은 폭이 좁고, 주변에는 울창한 나무들이 우거져 있어 낮에도 어둑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 때문에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오바케 계단’이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는 확장 공사가 이루어지고, 난간도 설치되어 밝고 정비된 계단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간에 꺾여 있는 형태나 끝이 보이지 않는 구조가 어딘가 신비로운 분위기를 남기고 있다.
이 계단의 신기한 계단 수 차이에는 사실 작은 트릭이 숨겨져 있다. 맨 아래쪽의 디딤돌이 매우 낮아서, 오를 때는 이것을 첫 번째 계단으로 세지만, 내릴 때는 지면과 하나가 되어 무의식 중에 세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 미묘한 단차가 오르내릴 때 계단 수가 다르게 느껴지는 착각을 만들어낸다.
계단을 다 오르면, 그곳에는 한적한 주택가가 펼쳐지고, 잠시 걷다 보면 도쿄대학 무카이가오카 팩컬티 하우스가 보인다. 푸른 숲에 둘러싸인 이 건물은 역사와 현대가 융합된 멋을 느끼게 한다. 또한, 계단을 내려간 곳에는 철쭉 명소로 알려진 네즈 신사가 있어, 봄이 되면 형형색색의 꽃들이 방문객들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이 ‘오바케 계단’은 단순한 통로 이상의 매력을 지닌 장소다. 일상 속에 숨어 있는 작은 신비를 체험하고, 역사와 현대가 교차하는 이곳에서 가슴 설레는 한때를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